후기에 관한 글을 쓰려는데 제목에 후기라고 추가로 달으려 해도 60바이트가 최대이네요.
그래서 공교롭게도 같은 제목으로 오늘 다시 글을 올립니다.
사실 제 지론은 달린 댓글에 일일이 응대하여 대댓글을 달아드리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데, 또 그것이 도리라고 생각하지만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반복적으로 올려 읽는 이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별도의 게시물로 어제의 일에 대한 결과와 각 댓글들에 대한 제 생각을 써주신 댓글에 대한 답례로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뭐 평범한 아즘의 일화가 뭐가 궁금하시겠느냐마는... 그래도... ^^
사실 어제 저는 모든 분들이 써주신 소중한 댓글을 모두 진작에 읽었었는데 핸드폰은 서툴고 컴퓨터에 익숙한 사람이라 오늘 출근을 하고서야 이렇게 글을 쓰게 되네요.
역시나...
보배드림이라는 커뮤니티는 엄청나군요. 엄청난 조회수와 댓글의 양에 기함을 하고 말았습니다.
나이가 들어가고 직급이 높아지면서 주변에 만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듦으로써 공감능력과 인지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이기에 생각이 독단으로 흘러감을 방지하고자 여러 사람들의 생각이 듣고 싶었습니다.
제가 제일 경계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
엄마들 커뮤니티도 있지만 오롯이 여자의 입장만이 아닌 남성분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행동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보배드림을 오게 되었는데 생각을 잘했다는 느낌이 드네요. ^^
저는 결혼 당시에 혈혈단신의 몸으로 남편과 정말 기본적인 생활도구들만 갖춘 채 결혼을 하였습니다.
아이를 셋을 낳고 남편의 연고지 발령 신청으로 인해 고향과는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생활을 하고 있는 40대 어느 즈음에 걸쳐있는 평범한 주부이자 직장인입니다.
그래서인가 제 마음 어딘가엔 남편에 대한 커다란 감정이 머물러 있었는가봅니다.
의지할 곳이 남편이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도 남편이고, 저의 1순위는 남편입니다.
아이들은 결혼을 하면 남의 남편, 남의 아내가 될 사람들이기에 내가 가장 집중을 해야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항상 결론은 남편이죠.
왜 남편을 픽업하느냐고 물으시는 분도 계셨는데 저의 남편은 품위유지를 해야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입니다.
혹여나 잘못된 엊그제와 같은 선택으로 인해 직업을 잃을 수도 있는 불상사가 생길 일을 미연에 방지코자 하는 일이며,
제가 시간이 되고 체력이 되기에 하는 일입니다. ^^
저를 걱정해 주시고 배려해 주시는 의미로 달아주신 댓글이기에 곡해하지 않습니다.
조언주심에 따라 사실 남편과 1도 말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었는데 억지로 억지로 몸을 끌어다 남편앞에 두었습니다.
그리고 저녁을 함께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 서운했던 제 감정을 이야기 하였습니다.
남편은 화들짝 놀라며 "내가 그랬었냐? 내가 미친 놈이다." 라는 말을 연발하며 몇번이고 사과를 하였네요.
그리고 평소엔 하지도 않던 목걸이를 사주겠다며 쥬얼리샵으로 절 데리고 갔는데 몇번 만지작 거리고, 매장 사장님께는 죄송하지만 살짝 걸쳐도 보고 그저 그것으로만 만족하며 다시 내려놓고 나왔습니다.
저는 선물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기에...
그럼에도 아직 제 마음의 앙금이 완전히 가시질 않았지만 그래도 제가 보배드림에 처음 글을 올렸을 때 보다는 기분이 많이 수그러들긴 하더군요.
그리고
거기에 더해 조금 더 죄책감을 느끼라고...
집에 도착해선 평소같으면 제가 혼자 할 일인데 남편을 1회용 드립커피를 만드는 일에 동참케 했습니다.
이건 남편이 커피를 워낙 좋아하기에 제가 남편 사무실 직원들과 사무실서 나눠 먹으라고 만들려고 재료를 산 것인데 제가 평소 남편에게 하고 있는 배려의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그 수고스러움을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동참케 하였습니다.
커피의 그람수를 체크하고 필터에 커피를 채우며 밀봉을 하는 작업까지의 긴 시간동안 또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며 저희 부부는 그렇게 어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제가 이곳에서 답을 구하는 그 과정에 안좋게 보인다는 댓글을 달은 분도 있으셨는데,
차가운 이성을 탑재하고 매우 합리적인 존재로 모든 상황을 헤쳐 나아갈 수 있는 그런 존재이고 싶으나 저는 다분히 감성적인 존재입니다.
마음이 많이 무르고 많이 상처받고 그리고 이 나이를 먹었지만 아직도 생각이 많이 서툰 그런 존재입니다.
그냥 어떤 한 여자의 갑작스런 감정의 요동으로 혼란스러웠던 궤적의 한 부분을 스쳐지나갔다 생각하시고 너그러이 넘어가 주시면 좋겠네요.
어제 저희 부부가 이야기를 나누며 만들었던 드립커피 사진을 첨부합니다. ^^
저는 어제 고마운 여러분들의 댓글 덕분에 원만한 해결을 보았습니다.
너무 감사합니다. 즐거운 불금 보내시고 각 가정내에 저와 같은 불화를 겪고 계신 분이 계시면 원만히 잘 해결되시길 바랄게요.
아 참~ 저와 생일이 같으셨던 분들 진심으로 생일 축하드립니다. ^^
님도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상황과는 무관하고 무해한, 그리고 저라는 사람을 모르는 제 3자의 의견을 들으며 질타를 받을 것은 받고 또 때로는 누군가 대신 분노하여 주면 대리만족을 느끼며 어딘가에 표출했을 지 모를 분노를 가라앉힐 수가 있었고 또 위로도 받고, 그러다 보니 잠깐 동안의 외로움과 슬픔을 견딜 수가 있었습니다.
인팁인 저조차도 하드코어한 사회적 동물임을 부정할 수 없네요. ^^
여튼 다음에 또 그러거든 그때는 그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써주신 방법 생각해 볼게요.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쓰니님을 걱정해서 하는 말들이니 좋은것만 담으시길 바랍니다.
행복하게 꽃길만~~
감사합니다~ ^^
이번 9월 초에 첫 휴가를 나오는데 좋아하는 갈비와 잡채를 준비해야겠어요. ^^
생일축하 해주셔서 감사해요.
오늘도 좋은 하루되세요~
품위유지를 이야기하시는 것을 보니 공무원이신가 봅니다.
품위유지를 아내 앞에서도 하라고 하세요^^
항상 행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해가 반짝 뜬 월요일이네요.
사실 심적으로 부담되는 한 주의 시작 날이지만 모두 활기차게 시작해 보아요.
선생님도 항상 행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와이프 또한 항상 말에 상처를 받고 위안을 받는 스타일이라서..
저 또한 50이 넘어..와이프와 같이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주말에는 카페도 가고 맛집도 꼭 한번씩 가곤합니다.
말씀하신거 보면 워낙 현명하게 잘 하실꺼라 느껴졌고 남편분 또한 좋으신분 같아요.
어느 분이 말씀하신거처럼 표현방법이 서툰것일 뿐..저 또한 그렇그던요.
운동에 잼병이 와이프 억지루 골프같이 시작했습니다.
2년이 지났는데 저야 회사생활도하고 그전에 운동도 했던지라 자주 필드도 다니는데 제 바램이 와이프랑 애랑 같이 필드 나가는거에요.
늙어서 이것저것 많은걸 더 같이 하려고 노력중입니다.
멍멍이님 글 감사드리고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제가 감사할 판인데 되려 제게 감사하다고 표현하시다니...
서로의 글이 이렇게 서로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 얼마나 세상이 살기 좋아질까... 잠시 생각이 드네요.
선생님도 건강하시고 가내 두루 평안하시길 바랄게요.
저도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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