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풀어낼 곳도 없고 한번 적어봅니다. 질타도 겸허히 받을게요.
아이셋을 둔 40대 가장입니다.
21년경 암호화폐가 뜨겁다해서 없는 돈 끌어모으다 여기저기 대출까지 받아가며
비트코인에 투자를 했습니다.
네. 맞아요 미친놈이죠.
주변사람들 다 재미보고 있다는 말에 변변찮은 월급인생 빛이라도 볼까 싶어 들어갔습니다.
제테크자체에 관심이 없던터라 주식같은것도 해본 적 없고 도박을 즐기는 것은 아니다보니 위험하다는 선물은 쳐다도 본적 없었고 신중하게 투자하다 손해가 난다 싶으면 그만두고 상환해버리자 라는 생각을 하며 2000만원을 대출받아 시작했습니다. 왠걸, 며칠새 백만원이 불어난 걸 보면서 이거 조금만 더 벌면 집사는데도 보탬이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대출을 조금 더 받게 되었습니다. 3천만원정도를 더 받아서 여기저기 분산투자를 해두었는데 역시 수익이 좋더라구요. 21년 말이 되어가던 그때 와이프 생일을 맞아 그동안 못해주던 명품백도 선물해주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좋았어요.
적당히 손절구간도 지키며 이익과 손해를 오가며 22년 5월.. 저는 루나코인에 손을 댔습니다. 비교적 짧은 시기에 고점을 달성하는 것은 위험해 보였지만 어느새 메이저 코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시가총액이 왠지 손해를 줄 것 같지는 않았거든요.
여러 단톡방에서도 긍정적으로 보는 것을 보아 저는 절반가량의 투자금을 루나에 넣었습니다. 그러던 중 오르락 내리락을 거듭하던 것이 쭉쭉 내리더라구요. 남은 투자금을 집어넣어 물타기를 하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은 그 이상의 손해를 주더군요... 충격적이었어요... 이성을 잃었던 건지 저는 어떻게든 물타기를 하면 회수 될 것이라 여기고 5천만원 가량을 더 대출받아 집어넣었습니다. 이젠 오를거야..이젠 오를거야 하고 지켜보았지만 끝없이 추락하더라구요... 어느새 단톡방들도 이건 상폐라며 인생 조졌다고 하며 팔아 치우는 것을 보다 손해금을 보니 약 8천만원이 마이너스가 났더군요...
망연자실한 마음으로 손절을 해버렸습니다. 그때 차라리 공매도나 그런것을 했다면 손해가 복구되었을까요 ? 아니 그런건 이제 아무 의미 없죠 뭐...
아무튼 1억이라는 대출금 중에 남은건 2천만원..
400남짓한 제 월급에 한달 대출금 이자가 2백만원이 넘게 나오더군요..
차마 아내에게 말할 수 없어서 어떻게든 갚아낼 거라 다짐하며 일부는 상환하고 일부는 이자를 충당하기 위해 놔뒀습니다.
그냥 저는 아무일도 없는 듯 평소처럼 행동했습니다. 매일 육아에 고달파 하는 아내에게 이런 이야길 했다가는 이혼이라도 하자 할까 겁도 났으니까요...
시간은 점점 흘러 육아휴직을 끝낸 아내가 복직을 했고 (아이들은 본가 부모님이 등하원을 도와주셨어요) 가지고 있던 대출금도 점점 바닥을 드러냈을 23년 중순경 아내가 육아와 일을 동시에 하기는 어렵겠다며 아는사람의 권유로 재택 근무를 하겠다고 합니다. 저는 그러라고 했습니다. 약 10여년을 근무한 아내의 직장에서 퇴직금이 수령하던 그 달부터 저는 불경기로 인한 회사의 경영악화를 핑계삼아 월급이 밀린다며 받은 월급으로 이자를 내고 남은 돈으로 상환을 했습니다. 매번 거짓말을 하며 넘겼던 달이 쌓여가고 그렇게 1여년이 흘러 오늘이 되었네요. 아내는 밀린월급이 오늘은 나올 것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돌이켜보면 차라리 저질렀던 그때 고백을 했었어야 했는데 그래서 2잡을 하던 3잡을 하던 갚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는데
전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을까요.. 그냥 말하지 않고 어떻게든 잘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했을까요..
이제와 아주 많이 늦었지만.. 아내에겐 아주 큰 충격이겠지만 오늘 저녁 고백하려고 합니다.
알아요. 전 정말 쓰레기 입니다. 아내를 기만했고 기망했습니다. 제가 무슨 낯으로 아내를 볼 수 있을지
또한 아내는 어떤생각을 할지 너무 두렵기만 합니다.
사실 용서는 바라지도 않아요. 염치없이 무슨 용서를 바라겠습니까.
죽고싶다는 생각도 들지 않아요. 살아서 꼭 갚을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습니다... 그냥 앞으로 집안의 노예라 생각하고 꼴보기 싫어도 잠 한숨 안자더라도 빛갚고 생활에 보탬이 되도록 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고생만 한 아내니까요....
이제야 차라리 2년전 그때 이야기를 해서 수습을 해왔다면 오늘의 나는 그래도 웃고 있을텐데 하고 후회가 됩니다...
일이 커질대로 커지고 나서야 고백하고 용서를 비는 것이 얼마나 치졸하고 무책임하며 이것이 얼마나 큰 상처와 충격을 주게될지 사실 가늠조차 어렵네요.....
하지만 말할거에요...
그리고 어떻게든 수습할겁니다...
모두 좋은밤 되시길 바랍니다...
너무 상심 마셔요
투잡안뛴건 무슨 깡이셨슴?
좋은 결과얻으시길 기원드립니다
저도 주식해서 거의 2억 넘게 없앴는데 10년 넘게 죽도록 일만 했더니 갚아집니다.
지난 10년 세월 즐거웠던 일은 없고 죽어라 일한 기억 뿐이 없습니다.
그 돈이면 지금 사는 20평 아파트에서 32평으로 충분히 옮길 수 있었을텐데요.
그렇지만 지난 일 후회하면 뭐 합니까.
힘내세요.
혼자가 아니고 둘이면 갚아나가기 훨씬 쉬울겁니다.
이제부터라도 모든일은 아내분과 상의 후 행동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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