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님들. 편의상 음슴체로 쓸게요.
취준생으로 살아가며 생활비 벌기 위해 알바를 하기로 결심.
알바지옥에서 xx푸드라는 업체의 육가공 보조 일을 발견
조건 - 근무시간 8~6시, 주6일(일요일휴무), 260만원
알바치곤 괜찮은 것 같아서 2달만 하고 빠지려고 생각하고 지원함. 연락와서 면접 한번보고 일하기로 함.
첫날 갔는데 남자 5명, 여자 1명이 의자에 앉아서 쇠로 된 테이블에 돼지다리를 산더미로 쌓아놓고 돼지다리에 박힌 털을 면도기로 깍고있음. 중국인도 1명 섞여 있었는데 비주얼은 거의 영화 황해에서 김윤석이랑 그 부하들이 사람 다리 손질하는 비주얼. 여튼 본인은 2달 할거라 털깍는 방법이 손에 익을때쯤 그만둔다고 보조로 일하라고 공장장이 말함.
우선 가자마자 돼지다리 담는 노란 바구니(옆에 그물망모양으로 뚫려있는 바구니)를 대략 3백개 정도 고압호스로 씻으라고 공장장이 말함. 고압호스 물을 계속 틀어놓고 한손으로 그 호스를 잡은채 한손은 계속 바구니를 들고 씻은 후 또 다른 바구니로 바꿔서 씻는 식으로 청소함. 처음엔 쉬운 줄 알았는데 고압호스를 끄지않고 계속 켜놓은채 들고있으니 건장한 성인남성인 나도(180cm/80kg) 손에 점점 힘이 부치기 시작함. 바구니 다 씻고나니 고압호스를 잡았던 손이 얼얼함. 이정도면 그래도 할만하다 생각.
이후, 전날 손질해둔 돼지다리를 배달하기 위해 탑차에 싣어야 하는데 그 일을 보조하러감. 돼지다리를 봉다리에 싸서 바구니에 담는 일인데 족발이 은근히 무거움. 배달 나가는 분이 바구니를 내 앞에 놓아주시면 나는 족발을 봉지에 10개 담아서 그 바구니에 넣는 일인데 족발 10개가 대략 20kg는 되는 듯함. 바구니를 한 80개 포장했는데 척추 마디마디가 부러지는 느낌. 허리 나가는 줄 알았다.
다음업무 > 가공되지 않은 생족발(냉동상태)이 3일에 한번씩 공장에 들어온다고함. 한 박스에 20kg이며 600박스씩 들어옴. 이걸 냉동창고로 옮기는 일인데, 박스를 창고 제일 안쪽으로 옮기기 쉽도록 공장에서 쓰는 컨베이어 롤러를 적재 시작점부터 공장 제일 안쪽까지 설치함. 거기서 첫번째 사람은 박스 내려주고 두번째 사람은 올려서 힘껏 밀고 세번째 사람은 롤러 끝에서 박스를 받아서 그걸 들고 쌓아야함. 세번째가 제일 힘들고 내가 세번째에 섰음. 한 100박스 옮기는데 이대로면 허리 분질러 지겠구나 싶음. 그런데도 쉬는시간 일절 안줌. 500박스 다 옮기고 나니 너무 고통스러워서 고통도 느껴지지 않음. 마라톤할때 가장 고통스러운 사점만 넘기면 그때부터 통증이 있어도 안느껴진다는데 딱 그 기분이었음.
다하고나니 점심 밥먹을시간, 밥이 배달왔는데 반찬 진짜 거짓말 안치고 고양이가 물어뜯다 남은 생선 들고온거 같은 비주얼. 공장장이 국그릇에 된장국 떠주는데 돼지다리 만진 손을 씻지도 않고 국그릇에 공장사람들 국 다 퍼줌. 예의상 한숟갈만 먹었는데 된장국에 공장장 손맛까지 섞여서 바닷물인가 싶을 정도로 짠맛 작렬.
쉬는공간 따로 없어서 족발담는 바구니 8개 깔아놓고 그 위에 누워서 쉬길래 본인도 바구니 깔아놓고 누워서 쉼.
다쉬니까 옷에서 족발냄새 진동을 함. (버리는 옷 입고가서 다행)
오후되니 20대초반 알바생 한명 도착. 오후에만 일하기로 한 알바생이라함. 호구조사 시작할 틈도 없이 오후업무 시작. 냉동창고에 있던 냉동족발 200박스를 실온으로 꺼내서 물에 담가 해동하기 위해 박스까대기 치는 작업임. 20초반이랑 둘이서 하라고 함. 각자 박스 하나씩 들고와서 물이 들어있는 대야(초대형 대야, 해동하기 위해 물을 조금 뿌려놓음)에 족발을 풀었다. 냉동족발이라 그런가 박스에서 잘 안떨어졌는데 그때마다 박스를 바닥으로 힘껏 던져서 분리시킴. 이것도 한 50박스 하니까 진짜 이대로면 미래의 부부생활 절대 못 할 것을 예감.
좀 딱해보였는지 공장장이 잠시 쉬라함. 오후알바 호구조사 해보니 20세라고 하며, 군입대 2개월 남았는데 잠시 용돈벌려고 알바하러 왔다함. 20분정도 쉬고나니 공장장이 업무 시작하라해서 다시 시작함. 오후알바는 화장실좀 갔다와서 시작한다고 화장실감. 오후알바 화장실가다가 뺑소니를 당했는지 30분째 감감무소식. 공장장이 전화 2통 했는데도 안받음. 자주 있는 일인 듯 익숙하게 다른 곳으로 전화를 걸어 오후알바 공고 다시 내라고 지시함.
박스 다 까대기치니 알바 끝날 시간. 청소하고 마무리하니 오후 7시임. 원래 6시까지라 했는데 업무 후 청소 1시간을 말못해 줬다고 다 끝나고 나서 말함. 사실상 8시~7시 업무였던 셈. 공장장이 일부러 속인 것 같았음.
3일 하다가 이대로면 나의 즐거운 성생활이 영원히 불가능 할 것 같아 4일째 아침에 허리 너무 아파 그만둔다고 공장장한테 문자남김. 다행히 3일치 임금(33만원)은 통장으로 바로 받음.
족발공장 진짜 두번다시 알바 안갑니다. 허리 부러져요.
힘든것도 힘든건데...도저히 못견딘건...그 이상한..얄딱구리한 냄새 떄문에...버티질 못하고 나왔네요.
그 생각하면 지금도 토가 쏠리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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