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버스 업종에 들어서서 제일 싫어하는 말이
'빠르지만 안전하게 다녀라'...
어느 직종을 가던 사람을 상대하는 일은 진상도 많고 피곤하기는 하지만...
업무적으로 사람을 이렇게 내모는 업종은 처음 접해봐서 그런가 버겁기는 하네요.
차나 손님이 적은 시간에도 모든 정류장에 정차 했다가 운행하려면 미친듯이 밟아야 운행시간을 맞춥니다.
문제는 출퇴근시간이나 주말 오후 등 차들이나 손님들이 몰리면 어떻게든 범법행위를 하지 않고서는
맞추는게 불가능하죠, 애초에 배차간격은 똑같으니까요.
하지만 그렇게 무리해서 달려도 사고나면 회사가 책임 져주지는 않죠, 더군다나 요즘은 블박이 많이 발달 되어서
승용차들이 많이 신고하기도 하고... 저희 예비기사들은 하루 13시간 일하고 일급 4만원 수준인데 벌금 한번 내면
남는것도 없고 작은 접촉사고라도 나면 답이 없거든요 ㅎㅎ
그렇다고 안전히 천천하게 다니면 욕을 먹거나 짤리거나 둘 중 하나겠지요.
실제로 초보임에도 (마을버스니 초보들 뿐이죠...) 그 간격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운행하다 사고나는 경우가 참 많죠.
아마 기사들도 힘들겠지만 뒤에 타 계신 손님들도 무리하게 운행하는 걸 보면 많이 불안해하실 겁니다,
뭐 그 와중에 바쁜시간대에도 몇분 늦는다고 민원거시는 분들도 많지만요 -ㅅ-
이런 상황이니 이번에만 해도 견습 4명이 결국 다 그만두더라고요, 버스일이 어렵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던거였겠죠~
현직 기사분들도 내가 이 일을 계속 해야하는건가 라는 한탄이 많이 들려옵니다, 저 또한 그렇기도 하고요...
물론 열악한 마을버스라서 그런걸 수 도 있지만 시내버스도 쉬운건 아니니까요, 처음에는 서울 시내버스 연봉 4천대가
많이 준다고 생각 했는데 세상일에 공짜는 없듯이 말 그대로 고생한만큼 딱 받는거 같아요.
그러니 버스 업계에 발을 들여놓으실분들은 정말 굳은 각오를 가지고 시작하시는것이 좋을거 같습니다,
요즘 게시판에 버스 신입 입사 관련 글들이 많이 올라오는걸 보고 생각이 들어서 적어봤어요~
어떻게 보면 선배님들에 비하면 경력도 거의 없고 업계에서 어리다면 어린 20대이기는 하지만 그 짧은기간에도
이렇게 느낄 정도면 알만 하실거에요 -ㅅ-~
솔직히 요즘 사람 없어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니 맘 같아서는 거짓말이라도 해서 어떻게든 버스로 꼬드기고 싶기는 한데 ㅋㅋ
언젠간 저도 경력 쌓고 하면 좋은 회사로 이직 할 수 있겠죠 ㅎㅎ
p.s 그나저나 위계질서가 심한 회사인데 신입분들이 저랑 20살 넘게 차이나니 좀 부담스럽기는 하네요 ㅠ...
어마어마한것 같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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