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원내용
2018년 8월 28일 서울 중랑구 일대에 쏟아진 폭우로 중랑천이 넘치며 월릉교 하부 동부간선도로에 있던 차량 5대가 물에 잠기고, 침수된 차량의 운전자 한 명이 사망한 사고를 기억하시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2018년 ‘중랑천 범람 침수 사고’로 사망한 고(故) ***(사고 당시 나이 만 49세)의 이란성 쌍둥이 딸입니다. 침수 사고 당시 저는 수능을 앞둔 19살의 학생이었는데, 저의 하교를 위해 퇴근 후 학교로 운전해 오시던 아버지와 짧게 전화 통화를 한 것이 마지막 통화가 되리라고는 감히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아버지는, 사고 당시 폭우로 인해 도로 곳곳의 교통을 통제 중이던 경찰이 사고 지점인 월릉교 인근의 상습 침수 구역에서 갑자기 교통 통제를 해제하고 차량 진입을 유도하는 바람에, 월릉교 하부 도로에서 차가 침수되어 사망하셨습니다.
사고 이후 차가 침수되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노원 소방서는 21시 41분, 침수된 4대의 차량을 발견하였다며 사고 피해자들을 구조하고 1차 상황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저희 아버지의 차량은 수색 작업을 하였던 그곳에 여전히 침수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구조되지도 못하였는데 말이죠. 또한 아버지의 실종 신고 및 CCTV 차량 추적을 통해 이 사실을 인지한 노원 소방서가 2차 출동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끝내 저희 아버지만 구조되지 못하였습니다. 이후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의 물 빼기 작업 및 청소 작업이 이루어졌던 23시 01분, 저희 아버지의 차량이 발견된 것입니다.
경찰의 교통 통제 해제와 진입 유도에 따라 월릉교 하부 도로로 진입하였다가 침수 사고를 당한 것도 서러운데, 침수된 차량 중 4대의 차량의 운전자들은 모두 구조되었음에도 유독 저희 아버지만 구조되지 못한 채 사망하신 것이 너무 억울합니다.
저희 아버지는 서울 시민으로서 그리고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누구보다 열심히 살아오신 대한민국 국민이자 평범한 가장이셨습니다. 한 생명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소중히 생각한다는 국가 및 서울시에서 그저 평범한 직장인이자 시민이 교통 경찰의 지시에 따라 운전해가라는 곳으로 간 것이 죽음의 길이 되었다는 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한순간에 가장을 잃은 유족들의 처절한 절규에 응답하기는커녕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침수 사고를 그저 ‘천재지변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사고’로 치부하며 나 몰라라 하는 것이 진정 국가와 지자체의 온당한 처신인가요? 어느 누가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잘 살아갈 수 있을까요?
국가 기관(교통 경찰, 소방 당국), 서울시 및 서울시 시설공단에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아버지를 사망에 이르게 한 2018년 ‘중랑천 범람 침수 사고’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거짓 없이 투명하게 공개해 주십시오. 법적 책임 유무를 따지기에 앞서 한순간에 가장을 잃은 유가족의 슬픔과 고통을 진정으로 헤아리고 공감하는 자세를 보여 주십시오.
사고 당일 아침, 저를 학교에 데려다주시며 교문 앞에서 잘 다녀오라는 말과 함께 웃어주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보고 싶어도 이제는 볼 수 없는 아버지와의 마지막이 순간이 될 줄 몰랐지만 한 번이라도 더 사랑한다고 말 못 한 것이 후회될 뿐입니다. 본 청원을 통하여 저희 아버지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며 소망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청원동의 4,649 명
오후에 사무실로 어느 중년의 여성분께서
쪽지에 무언가 적혀 있는 걸 조심스레 내미시길래.
뭐지? 하는데
조용한 목소리로 부군의 사건을 말씀하시면서
국민청원에 꼭 동의를 부탁드립니다. 하시네요.
살아계셨으면 제 또래이실 고인의 억울함과 남겨진 가족의 원통함이 느껴집니다.
저렇게 일일이 직접 방문하셔서 어느 세월에
20만을 채우실까? 하다
정말 아주 오랫만에 보배드림에 글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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