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상동 무인 PC방 PC 절도..그래픽카드 노린 범행 추정
[목포=쿠키뉴스] 신영삼 기자 =가상화폐 가치 폭등으로 채굴에 사용되는 컴퓨터 그래픽카드가 품귀현상을 빚으며 가격이 폭등하자 이를 노린 절도가 기승을 부리면서 코로나19로 영업에 직격탄을 맞은 PC방과 숙박시설 자영업자들이 2중고를 겪고 있다. 전남 목포시 상동에서 무인 PC방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19일 오전 출근해 황당한 장면을 목격했다. PC방에서 컴퓨터 한 대가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그것도 3일 전 80만 원을 들여 그래픽카드를 교체한 컴퓨터다. A씨는 급하게 CCTV를 확인한 결과 20대로 보이는 청년 두 명이 마스크를 쓰고 들어와 컴퓨터를 통째로 들고 나간 것을 확인했다. CCTV에 찍힌 이들은 지난 18일 오후 8시 58분, 여행용 큰 가방을 들고 들어와 PC방 여러 곳을 살핀 뒤 한 PC앞에 앉았다. 곧바로 본체에 연결된 선들을 뽑아내고 가져온 여행용 가방에 본체를 담아 그대로 달아났다. 범행에 소요된 시간은 불과 13분, 이들은 오후 9시 11분 문을 나섰다. A씨는 그래픽카드를 노린 절도행각으로 추정했다. 최근 암호화폐 가치가 폭등하면서 암호화폐 채굴에 쓰이는 그래픽카드 가격이 덩달아 오르자 그래픽카드를 노리는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 그래픽카드만 빼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PC 본체를 통째로 가져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신 그래픽카드로 성능이 우수한 RTX 시리즈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개당 90만 원 선에 거래되던 것이 현재는 300만 원을 주고도 구입이 어려운 상황이고, 성능이 더 좋아 100만 원에 거래되던 것은 700만 원을 호가하면서 PC방 뿐만 아니라 숙박시설에 놓인 컴퓨터에서도 그래픽카드를 훔쳐가는 사건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A씨는 “장사가 안돼 힘든데 어처구니없는 일까지 벌어지니 기가 막힐 뿐이다”며 허탈해했다. 한편 A씨는 19일 목포경찰에 절도사건을 신고하고 CCTV 녹화 영상 등 자료 일체를 제출했다.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송파구에서 숙박시설을 운영하는 A(33)씨는 최근 객실에 비치된 컴퓨터 그래픽카드를 도둑 맞았다. 올해만 벌써 두번째다. 그래픽카드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돈’이 되자 절도가 더욱 빈번해졌다. A씨는 “객실 컴퓨터를 산산히 분해해 물까지 뿌려놔 무슨 일인가 싶어 확인해봤더니 그래픽카드를 쏙 빼간 상태였다”며 “그냥 얌전히 그래픽카드만 가져가는 건 이제 양반인 수준”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암호화폐 가치가 폭등하며 암호화폐 채굴에 쓰이는 그래픽카드 값도 덩달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급기야 모텔 등지에서 그래픽카드를 훔쳐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래픽카드 공급사 NVIDIA(엔비디아) 측이 공식적으로 그래픽카드 물량난을 언급하며 가격 폭등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엔비디아의 CFO(최고재무관리자)는 연말까지 그래픽카드 공급 부족 사태가 이어질 것이라 밝혔다.
앞서 엔비디아 파트너인 ASUS, 기가바이트 등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은 그래픽카드 가격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엔비디아측이 그래픽카드 공급 부족을 공식화한 것이다. 업계에선 이로 인해 그래픽카드 시세가 지금보다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온다.
가격 비교 전문 플랫폼 다나와에 따르면 최근 오픈마켓 등지에서 판매되는 일부 그래픽카드 시세가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상황이다. 정가 99만9000원에 불과했던 MSI 지포스 RTX3080 VENTUS가 오픈마켓에서 300만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는 것. 일부 오픈마켓에선 최고 690만원 이상의 호가를 기록했다. 불과 이달 초만 하더라도 최고 400만원에 올라온 바 있다.
RTX3070도 상황은 별 반 다르지 않다. 지난해 말까지만 하더라도 최저 6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던 제품이 최근 오픈마켓에선 제조사 별로 150만원 상당에 거래 중이다. 일부 제조사 제품은 5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그래픽카드 가격이 이처럼 폭등한 이유에는 암호화폐가 한몫한다. PC방 등에서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 채굴용으로도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이더리움의 시세는 310만원 안팎(16일 기준), 비트코인과 도지코인도 사상 최고가를 오가며 그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그래픽카드 초기 투자 비용이나 전기료 등 각종 비용을 제외하고도 채굴에 뛰어드는 게 ‘남는 장사’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다보니 실 수요자인 소비자들은 물론, 그래픽카드 절도 피해자들까지 나오고 있다. A씨 외에도 최근 숙박업계에선 객실 내 그래픽카드를 도난당했단 업주들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광주 일대 모텔을 돌며 4차례에 걸쳐 600여만원어치의 그래픽카드를 훔친 20대 남성이 붙잡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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