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계시는 제 아버지는 10남매 중 장남 전 장손입니다
셍상에서 이런 효녀가 또 있을까하는 6째 고모가 계시는데 오전에 카톡에 한통 왔습니다
딸이랑(사촌동생) 인터넷 지도에서 시골 집을 찾아 보다가 할머니를 만나셨다네요
너무 그립고 보고 싶어서 눈물이 나신다면서 사진을 캡쳐해서 보내주셨어요
2019년 사진이네요 전 최근꺼만 봤던터라 예전 사진도 있는지 몰랐어요 2021년에 돌아 가셨으니까
2년전 집 앞에서 앉아서 쉬고 계시는 모습이네요
제 부모님은 어업을 하셨어요 항상 새벽에 나가셔서 저녁에 들어 오셨죠 저희 3남매는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란거나 다름없어요
할머니와의 추억 중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있어요
90년 대 초반 초등학교 저학년 때 섬마을에 커피자판기가 처음 생겼는데 너무 신기했고 친구들과 쥬스를 뽑아 먹을려고 할머니께 돈을 달라고 했어요
당세 주스가 50원이었는데 할머니는 돈이 없다고 하시고 저는 혼자 못먹는다는 생각에 울음이 터져버렸어요
그모습이 짠해 보였는지 할머니께서 여기저기 돌아 다니시다가 이웃집에서 50원을 빌려 오셨다라구요
작은 동전 50원과 불량식품인 쥬스 한잔이지만 저한테는 정말 큰 돈,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쥬스였어요 여태 생생하게 기억이 남아요
2020년 10월(할머니가 입원하시기 전)에 가족과 함께 시골로 내려가는 길에 큰 사고가 나서 차는 폐차를 했고 저희는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저의 순간의 졸음으로 난 사고 였는데 저의 실수로
마지막으로 눈을 마주치고 할머니와 대화를 할 기회를 잃어 버렸습니다
21년 2월에 할머니가 계시는 요양병원으로 누나 동생을 데리고 내려갔습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요
하지만 코로나... 이번엔 코로나가 사람을 환장하게 만들더라구요 5시간 이상응 달려 내려갔는데 면회가 안된답니다 사정사정을 했어요 마지막 모습이라도 보게 해달라구요 다는 못들어가고 한명만 들어가라고 해서 누라와 동생은 차에서 기다렸고 저 혼자 들어갔는데 할머니께선
눈을 감은채 호흡을 불안정하게 하고 계시더라구요
두손을 꼭 잡고
"할머니 세영이 왔어요 할머니"
부르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니까 제 목소리를 알아 들으셨는지 감긴 눈에서 눈물이 흐르더라구요
시골에 계실 때에도 돌아가시기 몇년 전부터 치매가 있으셔서 다른 사람은 못알아봐도 저는 알아보셨거든요
상황상 2~3분 짧은 만남이었지만 정말 많은 눌물을 흘렸습니다
제가 내려가면
"세영아 세영이 왔냐~ 워매 내 새끼야"
하셨던 우리 할머니 이글을 써 내려가는 이순간도 눈물이 멈추질 않네요
제가 사회생활을 한 후로 찾아 뵐때마다 매번 5만원을 손에 쥐어 드렸었는데 언젠가는 할머니께 올라간다고 인사를 드리는데 "천원짜리 한장 있으면 한장만 주라" 하시더라구요 순간 뒤통수를 쎄게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치매가 있으시다는 이유로 돈 쓰실일이 없을거란 제 어리석은 생각에 항상 드렸던 5만원을 드릴 생각을 못했거든요 두손에 돈을 꼭 쥐어 드리고 올라왔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시골에 내려가는 길에 전화를 드리면 항상 사진 속 모습처럼 저를 마중나와 계셨던 우리 할머니 이사진을 보니 할머니 모습이 너무 아른 거리고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다음주가 할머니 제사에요 명절때는 제거 바쁘다는 핑계로 못내려가네요
"할머니 다음주에 맛있는 과일 사들고 찾아 뵐게요
세영아 내새끼 왔냐며 반겨주실거죠? 우리 그때 만나요"
우리 할머니 얼굴을 가린 저 모자이크가 참 원망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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