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퇴근길... 추운 날씨에 폐지 주으시는 어르신을 봅니다
마침 재활용할 것들이 차에 있어 챙겨드렸어요
이전에도 그랬듯, 감사해하시는 그분께 저도 90도 인사드리고 돌아섰지요
뭐랄까.. 예의 + 제 만족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것 같아요.. 부끄럽지만....
많이 부끄럽지만.. 그런것 같아요.. 제 만족
몇번 이리 겪은 어르신이라, 발걸음이 안떼어져
급히 집으로 들어와 쥬스 열댓개 챙겨 내려갔어요
아직 거기 계셔라.. 주문을 외우며.. 총총 뛰어갔어요
다행히 아직 폐지 정리중이신 어르신께 건네드리니 어찌나 고마워하시는지..
그제서야 보이는 옷차림.. 세상에...
얇디 얇은 셔츠하나 걸치고 다니시더라구요..
종종 걸음으로 들어와. 이번엔 잘 입지 않던 패딩 하나 챙겼습니다
아직 거기 계셔라~ 또 주문을 외우며..
다행히 막 이동하시려던 참이더라구요
앙상한 체격이라 제 패딩이 맞더라구요
패딩 입혀드리고, 무릎꿇고 앉아 지퍼 올려드렸어요
감사해하는 그 모습에, 요즘 갉아져가던 내 영혼이 따뜻하게 채워집니다
예전에 어여쁜 동료 하나, 폐지줍는 어르신 보고
식사하시라 돈 쥐어드리고 도망갔다는것 듣고 기특했는데
저도 실천했네요
요즘같이 추운 날씨에
따뜻하게 지내시길요
베풀고 생색내면 안되는데
요즘 제가 너무 맘이 아프고 힘들어서
칭찬 좀 받고 힘내고 싶어 씁니다
ㅡㅡㅡㅡㅡㅡ
(추가)
덕분에, 그 마음이 어여쁜 동료랑 오랜만에 통화했어요.
멀리 이사해서.. 마음은 있으나 보기 힘들었는데
너의 그 예쁜 행동덕에, 나도 실천하고
이리 칭찬받았으니
이 칭찬 너도 같이 받으라고...
그 옛날 흘리듯 얘기한거 기억한다고 놀라면서도 감사해하네요
고맙습니다 님들
휑한 제마음이 조금은 채워져요
근데 또 이 칭찬들에 더 부끄러워집니다..
그분을 위함이 아닌, 날 위한 선행은 아니었나...
추천으로 칭찬해드릴게용..
추천드려유^^
이러려고 한 행동은 아니나
따뜻한 말씀에
개인적인 맘이 조금씩 달래져요
사실 조금 자책중이었는데..
이래놓고 멍석깔고 칭찬해달라는거 좀 꼴불견 아닌가 싶었는데 ㅜㅜ
그래도 힘든 마음 칭찬으로 좀 달래고 싶었는데..
이렇게 말씀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아도
마음은 훨 낫습니다
할머니가 힘들게 폐지들고 가시길래
만원 드릴태니 댁에 가시라 하고
드렸더니 고급차몰고 아들이 태우러온…
작은 칭찬이라니요.....
이 추울 겨울에 따뜻함을 나누어 준다는 것이 얼마나 큰일 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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