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작성을 유머게시판으로 잘못해서 삭제 후 자유게시판에 다시 올렸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현역 해병대 간부입니다. 약 10년간해병대에 몸을 담았습니다. 21년도 9월에 같이 근무하는 부대의 일병을 도와주기 위해 마크사 갑질 관련 글을 작성하여 보배드림의 힘을 빌린 적이 있습니다. (글은 아직 내리지 않았고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다시 한번 보배드림에 감사드립니다!
어제 예천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일병이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같은 해병으로서 너무나 안타깝고 마음이 찢어집니다.. 여기보다 더 좋은 곳으로 가서 평화롭게 잘 살길 바라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제가 군 생활을 오래하지는 않았지만 이 사건을 바라봤을때 드는 여러가지 생각을 한번 써보겠습니다.
매년 장마, 지진 등 자연재해에 의해 민간 피해가 생기면 전 부대 중 가용한 부대를 분류하여 재해복구, 실종자 수색 등 민간에 대한 지원을 나갑니다. 민간에 대한 지원은 가용하다면 당연히 군인으로서 해야하는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민간인을 지원하는 것은 중대장,대대장,여단장,사단장이 임의대로 판단하여 나갈 수는 없습니다. 결국 사령부에 요청하여 승인을 받거나 지시에 의해 지원을 나가는 것이고 사령부에서 지시가 내려오거나 승인을 받게되면 사단에서부터 계획을 작성하고 부대별 분류하여 지원을 내보내죠. 쉽게 말하자면 사령부에서는 큰 타이틀을 예하부대로 내리는 것이며, 사단에서 타이틀을 받으면 계획을 좀 더 구체화하고 예하부대 지시를 하고 여단에서 이 계획을 좀 더 구체화하여 대대에 내리고 대대에서는 이 것을 좀 더 상세히 구체화하고 중대로 지시를 하는 것이죠. 중대는 직접 현장에서 움직이는 인원들이며, 결국 차상급 부대인 대대의 지시를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제가 궁금한 점은.. 대대,여단,사단,사령부에서 급류가 있으니 구명조끼를 반드시 착용한 상태로 지원을 실시하라는 지시가 있었는지가 궁금합니다. 저의 추측으로는 안전에 유의해서 지원할것 등등 큼지막한 지시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세히 구명조끼를 착용하라는 지시는 없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상급부대에서 구명조끼를 착용하라고 하는데 중대장이 임의 판단하여 구명조끼를 착용시키지 않고 지원 현장을 나갈 수가 있을까요? 안전에 유의하라는 지시를 하려면 그 현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가장 핵심적인 포인트를 파악하여 상세하게 지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대장이 구명조끼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다면 구명조끼도 부대의 재산이기 때문에 본인이 타 부대에 협조해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대대 작전과 등 참모 부서를 통해 구명조끼를 빌려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지휘관, 참모들에게 요청을 했을 것입니다. 해병대 중대장도 물론 본인의 소속인 대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하는 인원이 맞습니다. 하지만 매 순간이 바쁘고 항상 생각해야할것이 너무 많은 직책입니다. 특히, 장마로 인해 중대장은 쉴 틈 없이 매일 매일이 바빴을 겁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상급부대의 세세하고 섬세한 지시라고 생각합니다. 예하부대에서 바빠서 생각하지 못하는 것들을 바로 잡아 주는것이죠. 구명조끼가 있었다면 사망까진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상급부대에 가장 바라는 것은 .. 실종자 수색 지원을 지시하려면 아무리 바쁘더라도 상급부대에서 직접 현장에 가서 어떠한 상황인지 어떠한 일을 해야하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급류가 세고 구조전문가인 구조대도 넘어지고 힘겨워하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과감하고 냉철하게 판단하여 지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 생각이 들고 이번 일에 매우 안타까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책임자를 찾아 처벌하는것에 초점을 기울이는 것이 아닌.. 어떻게 해야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할지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시민 여러분 해병대원 모두가 항상 고생합니다. 지원율이
떨어져 간부,병의 인력이 항상 부족하며, 어떤 부대라도 풀 편제인 부대가 없을 겁니다. 인원이 적어도 국민과 국가와 국토를 지키는 임무는 줄어들지 않습니다. 한번씩 해병대가 언론에 좋지 않은 사건으로 국민들을 실망시키는 일이 있지만.. 아무리 좋은 교육을 반복해도 생각이 바뀌지 않는 인원도 있습니다. 연대 책임을 피할 순 없지만 소수의 인원들을 제외한 나머지 군인들에게는 좋은 마음으로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나라를 지키는 모든 군인들에게 지나가다 따뜻하게 감사합니다~ 격려의 한마디를 해주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닌 당연한 문화가 되길 적극 희망합니다. 이 글을 보시면.. 지나가는 군인들에게 감사합니다! 한마디씩 부탁드리며..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해병대 일병의 명복을 빕니다. 필승!
글 현역 군인들 한테 감사 합니다.
1사단포병출신으로써 비통한심정ㅜㅜ
저도 전역자로서 항상 군인들보면 마음이 쓰이네요
많이 공감되는 말씀입니다. 상부에서 안전에 각별히 주의하며 투입하라고 해도 구명조끼 착용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없었다면 상당히 큰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순직장병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도 헤아릴 수는 없지만 같은 소대, 같은 분대원 등.. 내 옆자리에 자고있던 나의 후임, 동기, 선임이 하루아침에 순직한다면,, 정말 마음이 찢어집니다.
항상 나라를 위해 고생 많습니다. 후배님들. 무적해병도 좋지만 예나 지금이나 안전해병이 더 우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기도하겠습니다. 필승.
고생이 많으십니다. 고맙습니다.
필승!
모래강을
너무 모르고
군인들을 투입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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