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2009년식 BMW 3시리즈, 신림동에 살고 있는 황 모씨의 애마입니다. 아니 애마였습니다. 어렵게 장만한 차였고 여러 가지 만족스러운 점이 많아서 애지중지, 그야말로 가보처럼 관리를 해 왔는데…

지난 6월, 외곽순환도로 시흥 톨게이트에서 가만히 서 있는 화물차를 들이박는 사고로 박살이 나고 맙니다. 다행스럽게도 황 모씨는 가슴 부위에 타박상을 입는 가벼운 상해에 그쳤고 화물차도 멀쩡했는데 이런!  BMW는 견적이 2300만원이나 나왔습니다.

자동차 보험회사 기동성 많이 좋아졌죠.

경찰서에서 간단하게 조사 받고 마음씨 좋은 피해차 운전자는 “없던 일로 하자”고 해서 좋게 마무리를 한 다음 렉카가 달고 간 정비공장에서 차를 살펴 보고 있는데 보험사 직원이 바로 찾아 왔습니다.

“고객 님, 견적 얘기 들으셨죠. 2300만원 조금 넘네요”. “ 아 들었어요…수리하면 얼마나 걸릴라나요”. “아니 이거 고쳐서 타시게요”.

황 씨,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고쳐서 타자니 찝찝하고 수리비만 보상 받고 폐차하자니 손해가 클 것 같고. 그런데 보험회사 직원이 아주 솔깃한 제안을 합니다. “이 차 차량 가액(보험회사가 멋대로 정한 연식별 차량 가격)이 2700만원 정도 되는데 고객님 사정 감안해서 저희가 전부손해로 잡고 그 돈 다 전액 보상을 해 드릴께요”.

…아니 견적이 2300만원 나왔는데 그 깐깐한 보험회사가 400만원을 얹어서 2700만원 다 보상을 해 준다. 그럼 내가 손해 볼 것 없잖아…

황 씨는 그 자리에서 “그게 가능하다면 나야 조오쵸”…그 자리에서 도장 찍고 보험회사에 차량을 넘겨 줬습니다. 가능하면, 아주 지독스럽게 보상금을 깍아 내리는 보험회사가 웃돈 400만을 더 얹어주고 가져간 황 씨의 차는 이후 어떻게 됐을 까요? 폐차장으로 갔을 까요.

여기서부터 황당 시츄에이션이 시작됩니다.

보험회사는 박살이 난, 그래서 폐차 이외에는 더 이상 다른 방법이 없을 것 같은 황 씨의 차로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게 됩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보험회사의 홈체이지에는 전손차 경매라는 사이트가 숨겨져 있습니다.(아무나 접속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이 곳을 통해서 보험회사는 황 씨의 경우와 같이 사고로 폐차 직전에 놓인 차를 전문으로 매집하는 브로커나 정비공장, 중고차 매매상 등에게 입찰 방식으로 팔고 있는데요. 이게 만만치 않은 금액에 거래가 됩니다. 황 씨의 차는 무려 800만원에 낙찰이 됩니다(이건 실제 있었던 일입니다).

이렇게 되면 보험회사는 확대전손(자동차의 수리비가 실제 가액에 미치지 못하는 보상 범위가 발생한 경우 이를 전부 손해로 늘려 보상비 전부를 지급하는 것)을 통해 400만원의 웃 돈을 주고 황 씨의 차량을 인수했지만 800만원을 주고 되 팔았기 때문에 400만원 남는 장사를 한 겁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사고로 박살 난 차를 보험회사로부터 800만원에 구입한 업자들은 그야말로 최소의 비용으로 수리를 합니다. 정비공장의 경우 일감이 없어 노는 시간을 이용하고 재생부품 쓰고…이렇게 하면 처음 나왔던 견적의 50% 정도면 수리가 가능해 집니다(자동차 정비 요금의 상당 부분을 시간 당 공임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비공장이 800만원에 사고차를 구입해서 10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들여 수리를 하면 중고시장에 2300만원 정도에 판매를 합니다. 그리고 최종 소비자는 시세보다 조금 저렴한2500만원에 구입을 하는 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보험회사는 400만원, 브로커는 500만원, 중고상은 200만원을 각각 남기게 되는데요. 원 차량 소유자나 나중에 중고차로 구입한 소비자만 ‘봉’이 되고 맙니다.

이런 사례는 비일비재합니다.

취재를 하면서 실제 사례가 수 백 건 발견됐고 수 없이 많은 제보를 받기도 했고 또 피해를 당한 소비자들도 많이 만나봤습니다. 보험회사가 사고로 대파된 자동차를 보험가입자에게 선심을 쓰듯 웃돈을 주고 사들여 자기 주머니를 챙기는 행태가 그 만큼 만연하고 있다는 거죠.

일부이기는 하지만 보상과 직원이 수리가 가능한 사고 차를 멋대로 견적을 부풀려서 전손 차로 처리하고 임의로 처분해 뒷돈을 챙기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 까요.

사고를 내지 않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일이겠지만 어쩔 수 없이 사고가 났을 때, 그리고 차량 가액에 근접한 수리비가 나왔다면 보험회사의 웃돈 유혹에 절대 넘어 가시면 안 된다는 겁니다. 조금 귀찮더라도 인터넷을 찾아보면 이런 손상 차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사업장이 몇 곳 있습니다. 믿을 만한 곳을 찾아서 의뢰하면 보험회사가 챙기는 만큼 차주 개인이 자기 몫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물론 노후한 차량이나 차량 가액을 초과하는 수리비가 나온 경우는 예외입니다. 이 경우에는 고철 값을 제대로 받는 것이 더 현명하겠죠. 간단하게 정리해서 말하면 사고로 자신이 가입한 자차보험의 차량 가액에 근접한 수리비가 나왔을 경우에는 보험사로부터 수리비에 해당하는 현금으로 보상을 받고 손상차를 전문 위탁 처리하는 업체에 맡기면 더 많은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사고차 보상금은 수리를 하지 않아도 손해사정인 등의 견적을 받아 보험회사에 제출하면 지급 받을 수 있고 차량의 상태, 모델, 중고차 시세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음메인에 있길래 복사해서 가져왔습니다. 문제시 자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