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어떻게 잠이 든지도 모른채
아침을 맞이했다.
눈이 그쳤을까 생각했지만
눈은 어제 내렸는 양을 비웃기라도 하듯 눈보라까지 치며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아 진짜~!
나 부산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하는 생각보다
"아~오늘 돌아가지 못하면
회사에서 해고통보를 받겠지..."라는 생각으로
될대로 되라 라는 생각으로 우리 일행은
어제 사 놓은 편의점 음식을 주섬주섬 먹고
호텔을 나섰다.
그야 말로 하얀 세상이였다.
전차도 버스도 다니지 않고 간혹 택시나 자가용 몇대만
지나다니는 고요한 나가사키의 아침
전열을 가다듬고 어제 호텔까지 왔던 루트를 기억하며 눈 쌓인
길을 걷고 또 걸어 우리 일행은 다시 나가사키역으로 왔다
역시 어제처럼 나가사키역에는 열차를 타기위한 행렬이
길게 늘어뜨러져 있었다.
일단 줄을 섰다.
하지만 열차가 언제 출발할지는 역무원도 모른다고 했다.
하염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를 몇 시간
곳곳에서 한국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뭔가를 이야기 하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오지랖 넓은 난 그 이야기의 주제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 이야기의 주제는 이랬다.
나가사키에서는 언제 열차가 출발할지 몰라 여러가지로 알아본 결과
나가사키에서 좀 떨어진 사가현에 있는 히젠야마구치역에서는 후쿠오카(하카다)
열차가 정상으로 운행한다는 정보였다.
그래서 그들은 한국관광객들과 연합?을 해서 택시로 히젠야마구치까지
이동해서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작전을 세우고 있었다.
4명이 한 팀을 이뤄 택시에 타고 택시비는 1/N을 해서 1인당 만엔 정도 된다고 했다.
다행이였다.
그래도 택시는 그 동네까지 갈 수 있다는 것이...
하지만 나가사키에서 히젠야마구치역까지 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행여 도중에 길이라도 통제가 된다면 이건 완전 진퇴양난이 될 것이 뻔했다.
고민을 했다.
위험을 무릅쓰고 갈 것인지 아니면 열차가 운행이 재개 될 때까지 기다려 볼까 하고
고민을 했지만 난 모험?을 선택하기로 했다.
그래서 한국인들과 연합을 했는데 나를 포함한 3명은 연합을 했는데 나머지 한 명이
구해지지 않는다.
여기저기 발품을 팔면서 연합하자라는 의사를 밝혔지만 딱히 오케이를 외치는 사람이 없어
나와 함께할 일행에게
"내가 2만엔을 낼테니 히젠야마구치역으로 갑시다"하고 제안했다.
그들은 왠지 "얼씨구나~"라고 외치는 표정으로 흔쾌히? 나의 제안을 수락했고
택시승강장에 줄을 서서 택시를 기다리는 도중에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모시모시 발님상~"
"지금 어디세요?"
"회사가 오늘 폭설 때문에 업무가 중단되어 지금 나가사키역으로 가고 있는데 어디 계시는가요?"
그렇다.
그녀는 객지에 홀로 남겨진 내가 너무나도 걱정이 된 나머지 회사에서 임시휴무가 결정되고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나에게 전화를 걸었던 것이었다.
나는
"예~미유키씨~ 저는 지금 나가사키역에서 택시로 히젠야마구치역까지 이동해서
거기서 열차로 환승해서 하카다까지 가려고 지금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녀는
"아~그렇습니까? 어떻게 오늘 아침식사는 하셨는지 모르겠는데
삼각김밥이랑 생수 좀 사가지고 갈께요.
그리고 저 잠시후에 나가사키역에 도착하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발님을 배웅 해 드리려고 지금 택시를 타고 나가사키역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렇다.
그녀를 나를 위해서 택시를 타고 나가사키로 오는 도중에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그녀가 탄 택시가 언제 도착할지 모르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아주 잠깐이라도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통화가 끝나고 30분정도가 흘렀던 거 같다.
이윽고 내가 기다리는 승강장앞에 택시가 다다를 무렵
저 멀리서 나를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발님상~! 발님상~!"
그녀의 얼굴을 보니 눈물이 왈칵 쏟아질거 같았다.
불편한 몸과 다리로 그녀를 나를 만나기 위해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나를 향해 전력으로 오는 모습을 보니 눈물이 핑 돌았다.
"우린 그저께 토요일에 만나서 고작 같이 했던 시간이 24시간도 되지 않는데
그녀는 왜 나에게 이렇게 헌신적으로 대할까? "
쏟아지려는 눈물을 억지로 참고 그녀에게 함박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손을
잡았다.
손이 얼음장 같았다.
그 때 나는 다시 한 번 나의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여자를 사랑하자~!
이 여자를 나의 평생이 반려자로 만들자!
이 여자와 결혼하지 못하게 되면 평생 후회하며 살 거 같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그녀는 나를 보자마자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하며 울상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나에게 1만엔짜리 지폐를 한 장 내밀었다.
"발님상~ 제가 여러가지로 챙겨 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합니다.
이 돈으로 한국으로 돌아갈 때 열차에서 아니면 공항에서 맛있는 거라도
사 드세요"
하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고 한사코 사양을 해도 그녀는 나에게 그렇게
자기의 마음을 표현했다.
이윽고 우리가 타야할 택시가 왔고 트렁크에 짐을 싣고 우리는
나가사키역에서 아주 짧은 해후를 하고 나는 히젠야마구치역으로 가는 택시에
올랐다.
그녀의 모습을 뒤로하고 그녀의 모습이 점점 작아지고 그리고 모퉁이를 돌아
큰길로 나오니 그녀의 모습이 내 시야에서 사라지고.....
그렇게 우리는 첫만남을 보통의 커플보다는 좀 특별하게 가지게 되었다.
어디가 어디인지를 모르는 타향에서 택시기사님이 운전하는 길 따라 우리는
3시간여를 달려 히젠야마구치역에 도착하였다.
중간중간에 눈길에서 차가 몇 바퀴 돌아버려서 아찔했던 기억은 있었지만
그래도 기사님을 우리 일행 3명을 안전하게 역까지 데려다 주었다.
택시 미터기를 보니 4만 천엔......ㅡ.ㅡ;;;
당시 환율로 계산하니 약 42만원이 좀 넘는 금액이었다.
같이 간 일행들에게 1만엔씩 받고 요금을 지불했다.
성급히 역으로 들어가 하카다행 티켓을 끊고 플랫폼으로 내려가자마자
기차가 플랫폼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정말 나이스 타이밍이였다.
기차안은 말 그대로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아마도 폭설을 뚫고 탈출하려는 승객들이 대부분이였을거로 생각한다.
하카다역으로 향하는 열차안에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떠올랐다.
이틀을 만났는데 2년을 만난 거 같은 익숙한 느낌
처음 만났지만 아주 오래전부터 알고지냈던 익숙한 느낌
그렇게 그렇게 열차는 이윽고 하카다역에 도착하고
난 지하철을 타고 후쿠오카 공항으로 가서 부산가는 마지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비행기에서 내 쉬었다.
저녁 10시가 넘어 입국심사를 끝내자마자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사히 도착했으니 걱정하지말고 편하게 주무세요
라고 하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그녀는 또 울기 시작했다.
여러가지로 나를 고생시키게 해서 미안하다는 말을 몇번이나 되풀이했다.
나는 미유키씨때문에 이렇게 된게 아니라 천재지변으로 이렇게 된것이기 때문에
미유키씨의 탓이 아니라며 그녀를 달래었다.
이렇게 그녀와의 첫만남까지 있기까지의 길고 긴 이야기를 장장 6부작에 걸쳐
글을 올렸다.
다음번 이야기 7화부터는 구체적으로 그녀와 내가 연인관계가 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를
연재할까한다.
읽어보니 6부 이야기도 좀 밍밍하네요.
기대하신분들의 탄식이 들리는듯하기도 하고......
7부 부터는 우리의 본격적인 연애이야기를 들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전국방방곡곡에 계시는 이 시대의 가장 그리고 결혼을 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시는 모든 발님들 존경하며
항상 안전운전으로 가족과의 행복을 잘 지키길 바랍니다
첫 문장 읽자마자 한편의 러브스토리 속에 진한 감동이 시작 되네여~
글 정말 잘 쓰시는거 같아요 ... 부산에 SBS 라디오 주파수가 나오는지 모르지만...
SBS 파워FM 박소현의 러브게임에 사연 올려보세요 ~ 아니면 MBC 서경석과 양희은의 여성시대 라도요~
여기 회원님만 보기에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CEO의 발님 연재글 읽어볼 때 마다 정말 너무나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스토리 네요 ~
오지랖일지 모르지만 검색해 보니 부산은 KNN 부산방송 99.9 메가헬즈 주파수네요^^
두분 항상 지금보다 더 큰 사랑으로 하나되어 지금보다 더 행복하고 멋진미래가 펼쳐지시기를 기원 하겠습니다
TV에서 나오는 드라마들처럼 자극적이지도 않구요 ㅎ
이 시리즈를 읽고 계시는 분들은 모두 다 아는 결말이지만
다음화에 걸치는 두분 사이의 세세한 과정을 기다립니다 ^^
신혼 재미나게 보내세요!!
깨소금 냄새가 여기까지 나네요^^.
행복한 신혼생활!!!
눈에 보이는듯 합니다.
(전 집사람한테 못해준게 많아서
반성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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