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아이가 건드려서 고장났다" 400만원 요구한 차주의 최후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자신의 차 옆을 지나가던 초등학생이 사이드미러를 건드려 고장 냈다며 부모에게 현금을 요구한 차주가 검찰에 송치됐다.
인천 미추홀경찰서는 사기미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30대 A씨를 검찰에 넘겼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지난 3월 29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에 있는 한 빌라 앞에서 B(11)군이 자신의 차 사이드미러를 고장 냈다고 속여 B군 부모에게 현금 65만 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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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B군 어머니 C씨가 온라인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리면서 화제가 됐다.
C씨는 사건 당일 “아이가 학원 차를 기다리다 실수로 주차된 차량의 사이드미러를 건드렸다”며 “전화를 받고 내려가 보니 아이는 울고 있고 A씨는 수리비, 도장비 등 100만 원에 추가로 렌트비 300만 원 이상이 들어갈 것 같다고 한다”고 알렸다.
이어 “차주에게 보험사 담당자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후 수차례 연락하며 현금 처리를 유도했다”며 “걱정에 잠을 못 잘 것 같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한 누리꾼은 지난해 7월 포털 로드뷰에 포착된 A씨 차량 사진을 찾아냈다. 그는 해당 사진에서 왼쪽 사이드미러는 접혀 있지 않으나 오른쪽은 접혀 있는 점을 들어 “이미 고장 난 사이드미러인데 덤터기를 씌운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파장이 커지자 A씨는 온라인에 직접 글을 올려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수리비는 받지 않기로 했다”며 “작동이 되다 안되다 하는 상태였던 것은 맞다”면서 사과했다.
그러나 C씨는 A씨를 향해 “겁먹고 엉엉 우는 아이를 세워두고 오랜 시간 붙잡고 다그쳐야 했나”며 “(누리꾼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사이드미러 고장) 사실도 몰랐을 것”이라면서 고소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씨가 B군에 윽박지르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했다고 판단했다.
C씨는 “아이가 불안, 불안, 불면 등으로 심리 검사를 받고 현재 교육청 지원으로 심리 상담 치료와 약 복용 중”이라며 “아이가 잘못한 부분은 부모가 책임지는 게 마땅하나 본인의 이익이나 금전을 편취하려는 목적으로, 그릇된 방법으로 한 행동이 한 아이와 가정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와 같은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해당 차주는 꼭 법대로 처벌받길 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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