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북한이 변한 줄 알았다. 과거 실패했었도 성공했다고 밝혔던 광명성 1,2호와는 달리 최근 발사된 광명성 3호는 자신들의 실패를 이례적으로 국제사회에 인정했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두 번의 경우엔 1단 로켓 분리까지는 했었기 때문에 어거지로 우기는 것이 가능했었겠지만, 이번에는 1단 로켓 분리조차 실패한 것이 너무 뻔히 보여 섣불리 우길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북한이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은 남겨뒀었다.
경제적 성과 없이 맞이한 강성대국의 원년을 로켓 발사 성공으로 만회하려 한 북한 지도부의 입장에서는 이번 발사가 그 무엇보다 중요했었기에 실패를 인정한 다는 것은 엄청나게 부담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북한이 국제사회에 진실 된 모습으로 나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최근 그 소망이 깨져버렸다.
바로 로켓 실패를 인정했었던 북한 당국이 자국의 주민들에게는 철저히 숨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사실을 알고 퍼트리는 사람들을 색출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하니, 북한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아니, 더 악랄해졌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공식 출범한 김정은 체제의 리더십이 이번 미사일 발사 실패 소식을 통해 손상되지 않게끔 어떻게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허나, 그게 막는다고 막아지겠는가?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했다. 이미 다 퍼질 대로 퍼진 상황에서 소문을 숨긴다고 숨겨지겠는가!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