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날때 용돈+운동겸 자전거로 배민 커넥트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일요일 홍은동 북한산 주변에 있는 아파트 배달 하고 나오다가
아파트 보도 블록에 날개가 꺾인 새끼 새가 애처롭게 울고 있는걸 발견..
새끼 치고는 너무 커보여서 뻐꾸기 새끼? 혹은 까마구?
뭐지 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가 살짝 떨어진곳에서 줌으로 사진 촬영.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그냥 두면 길고양이의 식사가 될텐데...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론 그것도 자연의 이치니까.. 하고 자리를 털고 일어서려는데...
갑자기 녀석이 꽥꽥 소리를 치면서 양날개를 벌리면서 저를 향해 달려오더군요!
순간 나를 공격하는건가? 하고 살짝 쫄아서 움찔했는데 다가 오더니 제신발에 폭 하고 올라섭니다...
뭐지? 하고 지켜보다가 발을 빼니 또 다가옴..
쭈구리고 앉아서 손을 내밀어 주니...
영상처럼 손 품에 척 안기네요 ㅠㅠ
이때 완전 심쿵 해버림...
달려오는 영상은 못찍었지만 진짜 본능적으로 살려달라고 몸부림 치는것으로 보여 도저히 모른척 할수가 없었네요..
주위 둘러봤지만 아무리봐도 새의 둥지는 안보이고 어미새가 올까 해서 혼자 두고 숨어보려했지만 이녀석이 엄청나게 꽥꽥 거리며 쫓아 오네요..
어미새가 주위라도 맴돌까 해서 같이 앉아서 15분정도 기다리던중 어떤 부부가 지나가시면서 아주머니가 얘 아직도 여기 있네 하시더군요.
그분말로는 대략 1시간전 똑같이 길에 나와서 울고 있길래 아파트 화단에 놔두셨다고 하네요...
아무튼 더이상 어미를 기다리는건 무의미 할것 같아서
일단 오늘 배달은 접고 배달 가방에 실음 ㅋ
집에 성격 까칠한 강아지도 있고 무엇보다 마눌님이 노발대발 할텐데... 아무튼 일단 살리고 보자!
근처 가까운 동물병원을 가봅니다.
병원에 살고있는 고양이 녀석이 노리고 있네요 ㅋㅋ
수의사께서 보시더니 본인은 개,고양이 전문 해서 잘모르겠지만 산비둘기 같다고 하심..
일단 몸에 벌레같은거 없게 퇴치제좀 발라다고 하여
시작부터 -1만원 지출 ㅠㅠ
다시 나와서 인근 조류도 검진하는 동물병원을 찾아서 방문.
여기서는 사진찍을 여유가 없어서 못찍었는데 일단 보호자/반려동물 둘다 등록을 해야한다고 새이름을 물어보시길래..
배달하다 발견해서 배달이 라고 급하게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ㅋ
접수 후 바로 수의사 선생님 진찰을 해주셨습니다.
여기 수의사 선생님은 단번에 보시더니 비둘기 라고 하시네요 ㅋㅋ 산비둘기인지 집비둘기인지 모르겠으나 아무튼 흔하디 흔한 비둘기 새끼였음 ㅋ (유해동물??)
다행히 날개가 살짝 꺾이긴 했지만 외향상 크게 이상 있는곳은 없다고 합니다.
계속 기를건지 방사 할건지 물어보시길래 일단 혼자 날아서 살수 있을정도는 보호 해주고 싶다고 하니 3~4주 정도는 키워야 한다고 하네요 ㅠ
먹이는 가장 좋은게 밀웜이지만 인터넷 외에 구하기 어려우니 급한대로 낚시점 가서 지렁이 사다가 먹이고 1주일 후에 다시 오라고 합니다.
혹시 몰라서 다시 한번더 외부기생충 약 한번 더 바르고
진찰료 -2만1천원 지출 ㅡㅡ
만난지 1시간도 안되서 벌써 3만원 넘게 잡아 먹은 녀석 ;;;
오늘 배달 업무 일당 전부 탕진 ㅠㅠ
근처 낚시방에서 지렁이 2통 구입 -4천원 지출 ㅠ
오자마자 핀셋으로 지렁이, 주사기로 물 다 줘봤지만 안먹고
계속 저러고 잠만 자네요..
예전에 옥상에서 비둘기 길러봤다는 친구가 있어서 물어보니 냄새 엄청 심하다고 겁을 주길래 일단 박스 구해다가 강아지 배변판 깔고 신문지 쪼가리 깔아주고 처마 있는 배란다에 놔둠
수시로 보고 있는데 지금 이순간도 울지도 움직이지도 않고 잠만 자네요.. 똥은 계속 쌉니다.
저렇게 저녁에는 박스 뚜껑 닫고 낮에는 열어줄까 합니다.
혹시 비둘기 담은 가방으로 계속 배달 할거냐 걱정하시는 형들 계실까봐... ㅋ
우연인지 몰라도 몇일전 피자도 들어가는 배민 커넥트 가방이 새로 출시되서 어제 저녁에 주문 해둬서 내일즘 도착 예정 ㅋ
새가방 도착하면 배달용으로 사용할거고
기존 가방은 아래같이 락스 뿌리고 깨끗이 씻어서 제 개인 캠핑용으로 쓸예정입니다. ^^
그나저나 일단 뭐라도 먹이는게 급선무인데 아무리 먹이려고 해도 안먹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봅님들중 비둘기나 조류 키우는법 잘아시는님들 있으면 조언 부탁합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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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후기)
많은 분들이 댓글로 도움될만한 좋은 의견들 주셨습니다.
댓글들과 제가 검색한 내용들을 종합한 결과...
비둘기는 우리가 익히 알고있는 엄청난 먹성과는 달리.. 새끼때는 먹이를 쪼거나 부리를 벌려서 먹는게 아니라 피죤밀크라고 해서 어미새가 먹이를 뱃속에 저장 하고 있다가 새끼들 부리에 퍼붓듯이 주입시킨다고 하네요.
아울러 벌레보다는 곡식을 갈아서 주는게 좋다고 하여 마침 19곡 두유가 있어 이것을 전자렌지에 살짝 대워서 아침을 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부리에 줘도 받아먹질 못하고 줄줄 옆으로 다새고 얼굴 주변도 엉망이 되었네요...
나중에는 부리를 억지로 벌려서 주사기로 두번정도 주입은 했는데 거의다 뱉어내고 켁켁 거리며 괴로워해서 중단.
그리고 요녀석 까지 계속 방해를 하고 호시탐탐 노리는게
장난감으로 여기는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엉덩이 엄청 맞음)
간밤에 똥은 많이 싸놔서 배변판, 신문지 갈아주고 다시 박스에 넣어 아침 일광욕을 시켜줬습니다.
여차하면 새의 건강상태가 더 안좋아지고 돌보기가 어려울것 같아서 전문적인 시설을 알아보니 아래 두시설이 있어서 전화로 문의를 했습니다.
한국조류보호협회 http://www.bird.or.kr
(서울 용산구 소재)
서울야생동물센터 http://www.seoulwildlifecenter.or.kr
(광진구 서울대학교 소재 각 구청 공원녹지과와 연계가능)
두곳 모두 시설에서 보호가 가능 하고 직접 오신다고 하여 상황봐서 제가 방문드린다고 하였습니다.
그후 12시가 되서 다시 두유 주입을 하려고 꺼내보니..
일어나지도 못하고 저렇게 휘청되네요...
움짤이라 빨라보이지만 느린속도로 천천히 매우 힘없이 움직였습니다.
아무래도 먹이를 계속 먹지 못하다보니 영양에 문제가 있는것 같아 이러다간 영양실조로 사단이 날것 같아서 일단 저희집에서 가까운 은평구 공원녹지과에 전화를 하여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가는길..
여기에 맞기면 위탁하여 야생동물치료센터로 보내진다고 합니다.
담당 공무원분께 혹시 이후 완쾌상태를 알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개체수들이 많아서 확인이 어렵고 상태에 따라 회복이 알될수도 있으나 최선을 다해서 돌봐주신다고 합니다.
저희집 배란다 쪽에 산이 있어서 재활하기 환경도 좋고여기서 잘먹이고 혼자 비행 할수 있을정도만 보살펴주면 괜찮을줄 알았는데... 쉽지가 않네요..
먹성 좋은 비둘기라고 해서 주는 먹이 덥썩덥썩 잘먹을줄 알았는데 새끼 비둘기는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많은분들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셨는데 끝까지 돌보지 못해서 죄송스럽네요.
괜히 더 대리고 있다가 영양실조로 더 나빠질까봐 더전문적이고 좋은 시설로 보내는게 맞는것 같습니다.
거기서 건강하게 잘자랐으면 하네요.
관심가져주신 보배 회원님들 감사드리고 끝까지 책임져주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괜히 욕먹으실까봐 가방 청소까지...
너무 야박하진 않을거에요
한3.4주 키우니까 온 화실을 날아 다니면서 똥밭으로 만들더군요,,,,,,ㅋㅋㅋ
새를 안고 있으니 제 발밑으로 쓱 다가오네요^^
항상 안전운전 하세요 ^^
덕담주셔서 감사합니다 ㅋ
도무지 먹이 주입이 불가해서 새가 영양실조 모습을 보여 어쩔수없이 야생동물치료센터에 인계하였습니다.
비둘기라 해서 뭐든 잘먹을줄 알았는데 그게아니더군요 ㅠㅠ
벌써 40대인데 이번생은 이렇게 별볼일없이 갈듯 합니다.^^
단지 가족들만 모두 무탈하게 보냈으면해요.
덕담 정말 감사합니다. 남쪽별님도 좋은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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