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제까지 짱공하면서 여기서 글써보는건 처음인듯 합니다. 야밤에 잠도 안와서 tv도 질리고 짱공이나 한 번 보고 잘려는데 아래에 다단계 후기에 대한 글이 있길래 다단계는 아니지만 살면서 사이비 종교에 대해 겪은 사건이 많아 그 중 하나를 써볼까 합니다. 여기서부터는 편안하게 글을 쓸테니 부담없게 읽어주십시오.
떄는 바야흐로 2007년 여름. 4년전이야기다.
그 때 내 상황은 군대를 가야했지만 집안문제로 1년 미루고 대학교 2학년을 재학중이었음. 그 떄가 방학때였는지 학기중이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어느 한가로운 주말이었음.
고등학교때 동창이 얼굴이나 보자고 연락이 왔었음. 참고로 본인은 인천에 살고 지방대다니고 그 놈은 꽤나 이름있는 인서울권대학에 들어가 얼굴보기가 힘들어 1년에 어쩌다 연말이나 되야 1~2번 보는 사이임. 고등학교때야 왠만하면 다들 친하게 지내고 지낸터라 크게 거리감이 있는 사이는 아닌지라 흔쾌히 수락했음.
이 놈이 작년부터 계속, 즉 입학하고부터 학교생활이 많이 힘들어서 술과 당구에 빠져살았다는 소식을 들은지라 힘든일이 있나?! 아니면 그냥 간만에 얼굴이나 보자는 건가?!라는 많은 생각을 했음.
아, 인천서 그 놈 대학까지 지하철을 2시간이나 탔음. 워낙 지하철을 많이 타고 다니는지라 힘들진 않았지만 주말이라 계속 서서가는 바람에 좀 짜증이 났음. 아무튼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학교 앞 근처 커피숍이 있는데 그 앞에 보자는 거임. 별 문제 없이 가서 기다림.
한 10분쯤 기다리니, 저 멀리서 머리를 바짝 깍은 그 놈이 나타남. 난 나름 오랜만에 보는거라 신경써서 입고왔는데 반바지에 색바랜 반팔티셔츠...자취생이 다 그렇지 하며 장난삼아 핀잔을 줌. 간만인데 옷이 그게 머냐, 밥은 먹고 다니냐, 머리는 그게 머냐, 군대 가냐...서로 웃으며 주거니 받거니 한 3분가량 떠들고 배고픈데 밥이나 먹자고 내가 말함.
근데 이 놈이 소개해줄 사람이 있다고 함. 곧 오기로 했으니까 기다려달라고 함. 난 그 때 순진한 마음에 소개시켜줄 사람이여자친구인가 라는 생각에 괜시리 기대감에 들떴었음. 몇 분이 흐르고 한 여대생이 다가옴. 지금 생각하려 해도 얼굴이 잘 기억안나지만 호감가는 스타일의 여성으로 기억함. 간단하게 인사를 하고 근처 커피숍으로 들어감(배고팠는데...).
그러더니 낮이라 자리고 많은데 굳히! 굉장히! 깊숙한! 자리고 들어감. 아, 이 때 난 왜 눈치를 못챘을까. 서로 앉고 음료를 시키고(내가 제일 짜증나는건 이 여자가 굉장히 비싼걸 시켰었다는 기억이!!) 어색한 침묵이 흘렀음.
서로 어색한 근황토크 및 신상토크가 짧게 이어지고 드디어 막이 올랐음.
그 시작은 여자분의 종교가 뭐냐는 질문이었음. 본인은 원래 무교지만 어릴때는 절밥을 먹고 자랐고 고등학교는 천주교학교를 나왔으며 친구의 90%가 기독교인이라 교회도 놀러삼아 많이 다녔으녀 그 당시로부터 작년인 2006년때 아주!!! 유명한 사이비 종교에 강제가입이 되어 그 본부까지 가서 화상채팅까지 한 경험도 있고(이 사건 이후지만 군대에서 정식은 아니지만 임시 군종병도 해본...!!) 종교에 관한 남들보다 열린마음과 다채로운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하는 학생임.
본론으로 넘어와서 간단하게 종교가 없다고 하니 이어지는 질문연타!!
그럼 혹시 사후세계는 믿냐, 사후세계에 조상님들이 불구덩이에 있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냐, 지금 사람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건 조상님들 은덕이다. 님은 그런 조상님들께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냐, 어떻게 감사를 드리는지는 알고있냐, 당신의 영혼에는 화(火)가 보인다느니...
등등의 질문이었음. 예전이었으면 모를까 이미 사이비 종교란걸 뼈저리게 경험해본 나에게는 이건 닥치고 개소리로 밖에 안들렸음. 옆에 친구가 같이 그 여자분의 맞장구를 치는데 옛날에 안친한놈이었음 걍 죽빵날리고 나왔을거 같았음.
황금같은 주말에 지하철 2시간이나 탄 고생한 것도 있고 친구놈이 이런거에 빠져있는것도 안타깝고 해서 그 여자와 설전을 하기 시작했음. 어떻게든 이게 옳지않은 길이란걸 설득하고 싶었음. 하지만 세상은 내 생각처럼 안됨. 이 년놈들이 완전 세뇌로 각성을 해버렸는지 씨알도 안먹힘.
중간에는 내가 귀찮아서 그럼 어떻게 감사드리냐고 물어보니 화색을 보이면서 제사를 지내면 되는데 제사를 지내는데 비용이 조금 든다 조상님들을 불구덩이에 구해드리는 일이니 쉽게 결정해선 안된다며 얼마를 생각하냐고 물어봄. 짜증나서 그냥5만원이면 되겠지 않겠느냐라고 대꾸함. 역시나 그런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며 더 필요하단다. 정확히 기억이 안나지만 학생이라 dc해준건지 모르겠지만 20만원아래였던걸로 기억한다.
이런 시베리아 쌍화차같으니라고. 등록금 내고 지방에서 생활하느라 나가는 돈이 얼마나 많은데 20만원이 옆집 개이름로 아니고. 그런 큰 돈 없다고 하니까. 모아둔 돈 없냐고 물어봄. 솔직히 있어도 없다고 할꺼지만 등록금이고 자취생활비고 한두푼드는게 아니라 이미 통장은 비운지 오래였음. 없다고 다시 말하니 부모님께 그냥 돈이 필요하다고 달라고 하라 함. 제사지내는거라고 말하지 말고. 이런 *들이 다 있나 싶었음.
내가 그런건 싫다고 하니까 막 나중엔 협박함. 어떻게 당신은 조상님들이 불구덩이에서 고통스러워하는걸 지켜만 보냐고 나중에 당신 부모님도 거기로 빠지게 되고 당신이 죽어서 또 빠지게 되면 이미 늦는다고, 지금 아니면 안된다고 막 썡난리를 피워댐.
그래도 내가 확고부동하니 그 여자분이 성내다가 못참고 그냥 가버림(씨불, 니가 먹은건 내고 가야지!!). 친구랑(친구랑 부르기도 짜증났음) 진짜 주먹만 안쥐었지 열나게 싸움. 서로 감정이 상할대로 상하기도 했고(맛있는거 사준댔는대서 밥도 안먹고 갔는데 너무 배가 고팠고ㅋㅋ)짜증나서 더 이상 못참고 걍 계산해버리고 나와버림.
그리고 지하철타고 내려가려는데 이 자식이 위에서부터 내 팔을 잡고 안나줌. 질질 끌다싶이 해서 지하로 내려왔음. 진짜 이걸 한대칠까 까지 가다가 지도 주위에 사람이 많은걸 의식했는지 이런저런 얘기를 하더니 다른얘들한테 오늘있었던 일 얘기는 하지말라는둥 너 아까 했던 말든 취소하라는둥 개소리를 하길래 상종하기 싫어서 알았다고 하고 집에 바로 옴.
집에 오다가 지하철에서 울뻔함. 개인적으로 친구사이란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우정을 제일 중요하게 살아온 본인으로서는 정말 충격적인 일이어서 오면서 정신을 놨음. 돌아오는 2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기억도 안났던거 같음. 걍 멍-하니 집까지 와서 tv보다가 문득 이 자식이 어떤것에 빠진건지 궁금해서 인터넷 막 뒤짐. 내 기억이 맞다면 대순진리회라는 단체일꺼임. 증산도 아류라고 하는것 같기도 하는데 진절머리가 나서 걍 무시하기로 생각.
신경쓰지말자고 생각하고 지내는데 한 1~2달 후 친구랑 피방에서 놀고 있는데 친구놈이 나한테 그 놈이 전화왔다고 말해줌. 내가 신경안쓰고 살려고 그 자식 아는 내 친구들한테는 그냥 그 자식 전화와서 개인적으로 보자그러면 바쁘다 그러고 만나던가 여러명이서 만나라고 자세히는 말안하고 대충 귀띔을 준적이 있어서 그럼. 통화 후에 물어보니 개인적으로 보자고 했다고 함. 그 때 완전 정나미가 떨어져서 아예 내 베프들에게는 이런일이 있어서 그러니 조심하라고 말해줌.
나중에 들어보니 동창들에게 포교짓거리하다가 한 친구한테(동창이라 잘 아는놈인데 한성깔함ㅋ) 쳐 맞았다는 소식을 들었음. 속으로 꼴좋다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한편으로는 왜 그러고 사나라는 안타까운 생각도 들었음.
이제 연락끊은지 4~5년쯤 되는데 가끔식 나한테는 안오고 다른 친구녀석들한테 가끔 문자나 전화가 온다고 함. 이젠 정신차리고 사는지가 궁금하기도 한데 워낙 크게 데인기억인지라 만나고 싶지를 않음, 아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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