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5. 추가)
워...예전에 아스콘 범벅 사건 이후로 처음 베스트글이네요ㅎ
악플하나 없이 좋은 말씀감사합니다!
p.s 클럽 코란도스포츠도 싸랑해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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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입니다.
와이프는 출근하는날이라 4살 된 아들과 함께 와이프 직장으로 출발하는데 집에서 빠져나오고 30초도 안되어
4~5살 정도 되어보이는 남자아이가 내복에 양말없이 신발만 신고 혼자 걸어다니더군요.
이쪽은 원룸촌이라 아침에는 유동인구가 거의 없습니다...
혼자 4살정도 되보이는 아이가 앞만보고 걸어간다는게 이상하다고 집사람이랑 대화를 하다가
뭔가 쎄~해서 폭풍후진을 합니다. (뒤에 차는 없습니다 ^-^)
그리곤 차를 세우고 창문을 내려 아이이게 물어보았습니다.
"아가~ 엄마는? 엄마는 어디있어요~?"
관심갖고 쳐다봐주기는 하는데 제대로 대답은 안해주더군요..
주변을 돌아봐도 아무도 없습니다. 사람이라곤.. 그러면서 아이는 계속 가던길을 가다서다 주변 구경을하더군요...
답답한 마음에 밸트를 풀고 내릴려고하자 와이프가 말립니다.
'세상이 많이 험하고, 안좋은 일이 많다. 납치범으로 충분히 오해 받을 수 있으니 섣불리 내리지말고
경찰에 인계하는게 좋을것 같아.'
평소에도 제 집사람은 정말 착하고 현명한 사람입니다.
고민을 하다가 그럼 차타고 왕복 5분거리 밖에 안되니 나 태워주고 돌아오는길에도 혼자있으면
100% 실종아동이니 바로 경찰에 인계해주라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집사람 정말 아기들 좋아하고 불쌍한 아기들 못보고 지나칩니다.
초록우산 어린이 재단에 저희 아들 이름으로 정기 후원도 하고있을 정도니 왜 그 자리에서 바로 안도와줬냐고
하지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다급한 마음에 급히 와이프 태워주고 다시 돌아와보니 처음 위치에서 100m정도 밖에 이동을 안했더군요..
그게 저희 집 옆에 있는 편의점입니다.
편의점 문앞에 딱 붙어있더군요..어차피 아들 바나나 우유 사줘야 되서 차를 근처에 세웁니다.
아들이랑 손잡고 다가가 쪼그려앉아 물어봤죠.
엄마 어디있느냐고.. 그런데 모르겠답니다. 자기는 놀러나왔다고..
계속 쎄~한 느낌이 지워지지않은 상태로 그 아이도 데리고 편의점에 들어갑니다.
뭐 먹고싶어?라고 묻자
"나는 여기 못들어가는데요? 돈이 없어요."라는 말을 하더군요.
생각보다 말을 잘해 당황...!!!!
"그래? 아저씨가 맛있는거 사줄게 뭐 먹을래??"하고 묻자
초콜릿 하나 고르더군요..다른건 괜찮답니다. ㅎ
제 아들 초콜릿까지 더 사고 바나나 우유사고 아이꺼랑 같이 계산 하구 나옵니다.
그때 야간 편의점 알바를 마친 형님도 친구분이랑 같이 나오셨구요.
그 남자분들을 세워놓고 얘기를합니다. 얘가 실종아이 인 것 같다.하니
그 일행 중 한분이 그러시더군요.
"자기 입으로 놀러나온거라고 하더라..."
혼란스러웠습니다. ㅎㅎ
생각보다 말을 잘하는 아이가 단지 놀러나온거라고 하니...
비정상적인 상황인데 분명.. 괜히 경찰에 인계해주면 부모가 더 애타게 찾지않을까.
근처에 부모가 가게를 하거나 하는데 단지 놀러나온건데.. 나때문에 더 애타게 찾게되지 않을까..
솔직히 고민많이했고, 일단 제 아들을 카시트에 태워놓고 생각해보려고 차로갔는데...
그 아이가 바로 옆 대로변 횡단보도를 이용해서 건너편으로 뛰어 가는게 아니겠습니까??
거기 차 많고 빨리 달리는 곳입니다...순간 눈앞이 아찔하더군요....
아이는 결국 횡단보고 다 건너서 신발이 벗겨지는바람에 넘어지고...
그런데! 편의점 알바분 일행이 바로 달려가서 차 못오게 수신호하고
아이를 다시 데려오더군요...ㅎㅎ
솔직히 저분들이라면 믿고 가도되겠다...싶어 차를 돌립니다..근데있잖아요?
그런데요...진짜 가슴이 답답~~~해 죽겠는겁니다. 10초면 집인데.. 내 아들이 저 상황이라면..
실종아이라면.. 지금 내가 무시함으로써 부모와 자식이 수십년간 못만나게 된다면???
그생각이 머리에 꽉차버립니다. 그리곤 결정해서 근처 파출소까지가는데 채 5분이 안걸렸던것 같습니다 ㅎ
문덕파출소로 찾아가 전후사정 설명하니 경찰관분들 흔쾌히 당연하게 출동해주십니다ㅎ.
아이가 있는 곳까지 같이 동행해서 아이 인계까지해주고...
돌아서서 집으로 왔습니다 . 마음이 너무 홀가분하더군요~
주차를 마치고 집으로 갈려는데 경찰관분들, 그 아이 손을 잡고 아이가 처음 발견된 방향으로 걸어가십니다 ㅎ
주변사람들 붙잡고 탐문하시면서...
고생해달라고, 아이가 처음 발결 된 곳은 한 50m정도 더 올라가시면 된다고..찾으면 꼭 좀 결과 알려달라는 말을
끝으로 아들과 손잡고 들어왔네요.
그리고 후기 ^^
약 1시간 ~ 90분정도 뒤에 제게 전화가 오더군요.
선생님 덕분에 아이 부모님 찾았다고...감사하다고..ㅎ
정~말 그 기분 말로 표현못합니다 여러분 ㅎㅎ
그래도 궁금한건 여쭤봐야하니 .. 어쭸습니다 ㅎ
저 : "아이를 잃어버린게 맞던가요?"
경찰관 : 네^^.
저 : 어디에서 발견하신건가요...?
경찰관 : OO아파트요...부모가 자는 동안에 혼자 문열고 나갔다고 하더라구요.
저 : 헉 ...*ㅁ*,,,, 고생하셨습니다!!!!!
이게 통화의 끝이네요... 사실 이 통화부분때문에 보배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저 OO아파트가 얼마나 먼데요... 단지 마다 다르겠지만
생각보다 아이가 오기엔 거리가 어마어마합니다..ㅎㅎ
제가 그냥 지나쳤다면 어떻게 됬겠나요...ㅎ
여러분들께 이걸 말씀드리고싶었습니다.
부모이시건 미혼이시건 중요하지않습니다..
어려운 세상 살아가는데 적어도!
어린아들이 부모를 잃어 다른사람 손에서 크게하지맙시다.
부모가 평생을 아이를 찾아 헤매게 하지맙시다..
작은 관심하나면 한 가정이 지켜집니다 ㅎㅎ.
끝으로.. 이름도 모르는 꼬맹아 ㅎㅎ
집나가지 마라...ㅠㅠ
깨알같은 아들 자랑!
(추가) 이른 주말 아침부터 두발로 걸어다시면서 부모님 찾아주신 두 경찰관님!
대신하여 감사드리며, 신문고 통해서라도 칭찬하기 민원 넣어보겠습니다!
추천 한번 찍어주쎄요!
잘하셨습니다..
와이프분 말씀하시는거 보니 현명하신분 같네요! 복받으실겁니다~
차량번호 2702보게되면 빵빵한번 해드릴께유..ㅋㅋ
근데 우리 애는 왜케 말을 안 듣는지...ㅋㅋ 힘들어요..
어디로튈지모름
그렇게 멋진 뜻이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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