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솔직하게 이야기해 봅시다. 온갖 그럴듯한 법률용어 갖다붙일 수 있는데, 그냥 이재용이라서 기각된 것 아닙니까? 조국 전장관 때 기사 쏟아낸 기자님들. 부모 찬스에 분노했다면서요? 부모 찬스로 치면 대한민국에 이재용 부회장만 한 인물 있습니까?
25년 전 에버랜드로 승계를 시작할 즈음, 20대 청년 이재용.. 불과 몇년 만에 조 단위 부자가 된 것,
부모 찬스 아닙니까? 부모 찬스가 공정사회에 역행하는 가치라 그렇게 분노했다면 이재용 부회장한테도 화가 나야죠. 이재용이라서 모른 체 하는 것 아닙니까?
그러다가 적당히 만만한 먹잇감이 나타나면 또 물고뜯고, 기자로서 자신의 효능감도 확인하고, 때리면 반응하는거 보면서 타격감도 느끼고, 그렇게 소시민 직장인으로 사는 것 아닙니까? 그 정도 삶의 비겁함이야 다들 있는 거라서 그것까지 뭐랄 수는 없는데, 세상에 밸런스라는게 있지 않습니까?
"균형"
위안부 쉼터를 지키던 소장님, 그렇게 써낸 기사들로, 여론몰이로 그렇게 가셨는데, 그렇게 간 사람을 또 그렇게 몰래 사진 찍고 그래야 겠습니까? 대단한 용기는 없어도, 최소한의 염치는 있을 수 있잖아요. 이재용한테도 못 그러면, 그런 분들 한테도 그러면 안 되는 것 아닙니까?
대충, 사람 비슷하게는 하고 삽시다, 우리.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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