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사계절처럼
낭만적이지 않다.
폭풍우를 만나 뒤집어지는
작은 나룻배 같고,
사막에서 터덜터덜
물을 찾아 걷는 나그네 같다.
실크로드를 오가던 상인처럼
도적을 걱정하며
도자기, 차, 비단을 품은 채
늘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
삶은
터덜터덜한 여정이다.
낭만은
지나가는 시원한 바람처럼
찰나일 뿐.
그리고 또
먼지를 뒤집어쓴 채
목적지를 향해 걷는다.
걷는 순간은 고통이고,
죽을 만큼 힘들다.
하지만
목표 없이 걷는 건 더 아프다.
목동 없는 양은
길을 잃고 숲을 헤매다
늑대의 먹잇감이 된다.
양치기 소년이
양을 지키려 해도,
늑대 앞에선
어쩔 수 없는 게 인생이다.
우린 그 인생을
낭만과 추억으로
재포장하지만
그 포장지 안에는
고통이 숨쉬고 있다.
낭만은 포장지일 뿐,
순간의 아름다움일 뿐이다.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들으며
낭만에 빠지지만
현실은 출근이 걸린다.
내 인생에 낭만은 있는가.
이 또한 지나가리라,
버티는 중에
낭만을 찾는 것인가.
게임 스테이지를 깼다고
끝이 아니듯,
힘든 걸 해냈다고
삶이 끝나는 것도 아니다.
낭만에 대하여.
그대는 어느 찰나에
그 낭만을 느끼며 사는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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