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어도 누군가가 사용하는 물건은 다 각각의 사연들이 있고
그 사람에게는 소중한 것인데 꼭 가격으로 판단하고 그걸 또 겉으로 표현하는 천박한 사람들이 있더라구요
베스트 글에 소나타 탄다고 타박하더라는 글 읽고 생각나서 제가 겪은 몇가지 사례를 소개합니다.
케이스1
한국에서 단체로 기업 시찰 온 사람들 데리고 다니면서 통역을 하는데
시내에 경륜장에 전시된 선수용 자전거 앞을 지나갈 때
어떤 아줌마가 말 하길 "일본 경륜 선수 자전거가 보통 얼마나 해요?"
검색 후에 : "보통 이 정도 가격 하는거 같네요... 프로 선수용이라 그런지 엄청 비싸네" 라고 했더니
그 아줌마 : "그게 뭐가 비싸요. 내 자전거 보다 훨씬 싸구만. 내꺼는 얼마짜린데. 한국에 몇대 밖에 없는거"
나 : "혹시 사이클 선수신가요?"
그 아줌마 : "선수는 아니고 주말에 공원가서 타면 얼마나 멋있는지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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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2
한국에서 잠깐 회사원 할 때 소위 "망사" 사진 동호회에 들어가서 여기저기 출사다닐 때 차 안에서
옆에 앉은 60대 아재. 카메라 안갖고 왔냬서 이번 출사는 콘탁스 컴팩트 필름 카메라로 찍을거라고 하니까
에이구 갖다 버려 창피하게. 그런걸로 사진이 찍힙디까?
적어도 이 정도는 돼야지 하면서 자기 장비자랑. 역시 렌즈가 이 정도는 돼야지 어디 가서 명함이라도 내 밀지
내가 갖고 있던 그 콘탁스 필름 카메라는 아버지 유품.
우리 형제들 어린 시절을 담아주던 소중한 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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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3
한국에서 초딩 동창들 일본에 놀러와서 우리 집에 들름.
얀마! 너 집에서 먹고는 사냐? 이런 좁아터진 집에서 답답하게 어떻게 살아?
너 이렇게 사는 줄 몰랐다 임마
일본 집이라서 좁기는 하지만 결혼하고 부모 도움 없이 부부가 애 키우면서 진짜 어렵게 어렵게 장만한 소중한 집
아이들과의 어린 시절 추억도 있고, 아내도 쓸고 닦고 꾸미면서 재미있게 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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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4
가족 태우고 운전 중에 친구한테 전화 와서 스피커폰 통화중에
친구 : 나 시계 하나 사려고 하는데 좀 알아봐 줘라. 일본에서 사면 좀 싸다며?
나 : 무슨 시계?
친구 : 뭐든지 비싼걸로. 너는 무슨 시계 차고 있냐?
나 : 갤럭시 전자 시계 차고 있지
친구 : 야 갖다 버려라. 그런싸구려를 시계라고 차고 있냐?
못들은척 하면서 스마트폰만 보고 있는 우리집 고2 막내딸....
그 시계는 아빠 생일 이라고 막내딸이 용돈 아껴서 아마존에서 사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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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스5
가을에 한국 가서 동생 가족과 캠핑을 감
밤에 불멍하면서 얘기하고 있는데 지나가던 아줌마가 남편한테 작은 소리로 하던 말
(우리한테가 아니라 다른 가족 캠핑하던 사람에게)
"햐~ 저거 봐라 지지리 궁상이네. 저 정도 장비로도 기분 낼 수가 있으니 캠핑이 좋긴 하구만"
그 집 꼬맹이들 밝고 예의도 바르고, 부모들도 아이들한테 살갑고 부러워 보이는 가족이었음
가격을 더 올려야하나요?
그 짧은 찰라에도 미움을 주고 받는구나
미워하지 않으면 미움을 받을 일이 없겠어요
생각의 차이 사람의 다양성이 지금의 현재 사회를 구성하고 있지요
그냥 그러려니 받아 들이시는게 더 좋을 것 같습니다.
혼자 벼 농사 짓고 돼지 키우고 고추밭 돌보고 전화기 조립하고 집 짓고 살긴 어렵잖아요.
별 볼일 없다고 생각되는 그 옆 사람도 소중한 생명입니다.
미워하지 않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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