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쏘나타에 직분사 터보엔진을 장착한 쏘나타 2.0ℓ GDI 터보를 내놨다. 중형 세단에서는 처음 장착하는 터보 엔진으로 현대차는 신차 출시와 함께 미디어 시승회를 마련했다.
시승은 파주 헤이리에서 포천까지 이어진 간선도로, 일반국도, 지방도 63km를 왕복으로 총 126km를 주행했다. 출발 전 차를 살피며 내외관의 변경점을 찾아봤는데, 기존과 비교해 큰 변화는 발견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새로이 디자인된 18인치 알로이 휠이 눈에 띈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2012년형으로 넘어오면서 크롬이 축소된 신규 디자인이 채택될 예정이었지만 쏘나타 터보에는 차의 특성상 기존 그릴이 그대로 장착됐다. 개인적으로도 얌전하게 바뀐 새 그릴보다 낫다는 생각이다. 리어 램프는 새롭게 LED 콤비네이션 램프로 바뀌었다. 느낌상 보다 세련됨이 드러난다. 내관에서는 딱히 바뀐 부분을 찾기 힘들다. LED 독서등과 자동 변속기의 인조가죽 부츠 정도가 새롭다.
첫 번째 구간에서는 조수석에 탑승했다. 동승자인 운전자가 시동을 걸었다. 엔진이 그릉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터보 엔진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깔끔한 음색이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자마자 차는 신속하게 앞으로 튀어나갔다. 순간적인 가속에 다소 놀라움을 느꼈다.
날이 무더워 에어컨을 다소 세게 틀어놨지만 120km/h 내외의 고속 주행 상황에서 옆 사람과의 대화는 원할했다. 이 정도 정숙성이라면 높은 점수가 아깝지 않다. 터보 엔진을 채용하고 있지만 이 차의 성격이 패밀리 세단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경쟁 상대에 있는 일본 중형 세단들과 비교해서도 우수한 편이다. 고속에서 내부로 침입하는 풍절음 스트레스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승차감은 다소 딱딱하다. 역동성을 내세워 출시됐던 YF쏘나타의 기본적인 특성을 그대로 이었다는 생각이다. 최근에는 세단에서도 유럽 지향의 승차감이 유행인데 쏘나타 터보의 승차감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그렇다고 앉은 자리가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기존에 비해 약간 딱딱해졌다는 소리다.
그렇게 동승석에 앉아 1차 시승을 마쳤다. 전반적으로 안정된 주행 성능, 정숙성 등에서 아주 만족할 만한 느낌을 받았다. 최근에는 운전자만큼 동승자 감성도 중요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높다. 가족 단위의 활동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쏘나타의 동승 느낌은 10점 만점에 8점 이상을 줄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수준을 이뤄낸 듯하다.
이번에는 운전석에 앉아 직접 운전을 시작했다. 시동을 걸고 차를 서서히 움직였다. 주차장을 빠져나와 도로로 진입하면서 가속 페달을 밟았다. 지체 없이 앞으로 뻗어나갔다. 곧 속도계는 100km/h를 가리키고 있었다. 직접 운전해서 느낀 쏘나타 터보의 가속력은 더욱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는 쏘나타 터보에 장착된 세타II 2.0ℓ GDI 터보 엔진의 개발 목표와 무관치 않다. 시승 전 이뤄진 기술 설명회에서 현대차는 최대 토크가 나오는 엔진 회전 구간을 최대한 넓게 잡으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최대 토크는 가속력이나 차의 순발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개인적으로는 현대차가 엔진 개발의 목표를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271마력이라는, 2.0ℓ 엔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힘은 어느 속도에서나 차를 허덕임 없이 받치고 있었다. 단지 가속력만 뛰어난 것이 아니라 속도를 유지하는 능력도 갖춘 셈이다.
또한 터보 엔진에서 흔히 보이는 터보랙을 느낄 수 없었다. 터보랙이란 100m 단거리 육상선수가 앞으로 뛰어나가기 위해 몸을 움츠리는 행위와 비슷한 현상으로 큰 힘을 내기 위한 준비 단계라고 보면 된다. 문제는 국내 소비자들이 뛰어난 성능은 원하면서도 울렁거리는 느낌의 터보랙을 기피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현대차는 이번 터보 엔진을 개발하면서 트윈 스크롤 터보 차저의 기통 배기 유로를 분리, 터보랙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을 내놨다. 가속 페달을 전부 밟아 속도를 급격히 올려도 준비동작 없이 순식간에 속도가 높아진다.
요즘 기본으로 장착되는 속도 감응형 스티어링 휠의 무게도 속력을 높일수록 묵직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차체는 흔들림 없이 직선이나 곡선주로 어느 곳에서든 안정되게 도로를 지치고 나아갔다. 하체 감성도 만족할만한 수준에 도달한 것이 틀림없다.
120km/h 내외에서 쏘나타의 장점을 충분히 파악한 뒤 간선도로에 들어 속도를 140km/h까지 올렸다. 고속 상황에서의 차의 움직임을 알아보기 위함이다. 역시 안정된 엔진 힘을 바탕으로 속도를 끌어올리는 데 아무 무리가 없었다. 손쉽게 목표 속도에 도달했다.
그런데 140km/h 이상에서는 약간의 흔들림이 시작됐다. 속도에 따라 무게가 달라지는 스티어링 휠도 다소 가볍게 느껴졌다. 120km/h 이하에 보여줬던 뛰어난 직선 안정성에도 불안감이 생겨났다. 좌우 롤링도 이전보다 크게 나타났다. 물론 그럼에도 엔진 힘이 처지는 일은 없었다.
150km/h까지 더 속도를 높였다. 흔들림은 더욱 심해졌다. 그러다보니 엔진의 강력한 힘에 차가 따라가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패밀리 세단임에도 높은 성능을 강조한 만큼 일정 속도 이상에서도 차가 버틸 수 있도록 보완을 했을텐데, 조금 부족한 게 아닌가 한다. 더 이상 속도를 높이기엔 안전상 무리가 있을 것이라 판단, 속도를 줄였다.
기본적으로 쏘나타는 패밀리 세단에 컨셉을 맞추고 있다. 따라서 성능을 강조한 2.0ℓ GDI 터보도 근간은 가족들이 편하게 탈 수 있는 차의 성격이다. 그런 의미에서 쏘나타 터보는 절반의 성공은 이미 거둔 셈이다. 쏘나타 브랜드 자체가 국산 중형 세단을 대표하는 차이고, 여기에 만족할만한 성능과 고급화도 꾀했기 때문이다. 중형 세단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일본차들과 비교해서도 정숙성, 내부 공간, 선택 항목 종류 등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 이미 상품성은 최상이라는 뜻이다.
현대는 쏘나타 터보의 판매 비율을 10% 내외로 잡았다. 목표를 높게 잡지 않은 것은 어디까지나 쏘나타 판매의 근간이 2.0ℓMPI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전자 본인과 가족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차로서의 존재감은 쏘나타 터보가 더 뛰어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따라서 쏘나타 터보에 대한 자신감도 숨기지 않았다. 시너지 효과를 통해 쏘나타 전체의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다. 과연 쏘나타 터보가 최근 부진에 빠진 쏘나타에 활력이 될 수 있을까. 쏘나타 2.0ℓ GDI 터보의 가격은 등급에 따라 2,850만~2,960만 원이다.
알티마 3.5 중고로 ㄱㄱ~
그냥 차를 놓고 보면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많아도
현실로 가면 저 가격이면 더 넓은 선택의 폭이 생겨버리니까요
지금은 두배가 넘어가네요ㅠ
제 쏘나타는 일반 2.0 인데도 180키로 정도 속도에서 큰 무리없이 달리는데, 150키로에서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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