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빨라지는 글로벌 전기상용차 시대
IEA ‘2023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서
“전기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는 상황”
유럽 33개국 작년 전기 트럭·버스 판매 40%씩↑
전기버스 70% 보급한 중국은 보조금 지급 중단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우라나라가 수소상용차에 올인하는 사이 해외는 전기상용차로의 전환이 활발한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2023 글로벌 전기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5대 중 1대는 전기차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전기트럭과 전기버스가 글로벌 전동화 추세에 곧 탑승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중대형 전기트럭 시장을 전혀 외면하고 있는 국내와는 달리 글로벌 차원에서는 이미 전기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연간 1,000만 대 수준까지 성장했다. 출고된 자동차 중 약 14%가 전기차다. 특히, 유럽 권역에서 성장세가 높은데,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했을 정도다.
이 같은 전기차 판매 신장세에는 트럭과 버스 등 중대형 상용차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위원회 산하 기관 유럽 대체연료 관측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연합(EU)에 속한 27개국에 더하여 영국과 스위스 등 비(非)EU 국가 포함 총 33개국에서 판매된 3.5톤(총중량) 이상 전기트럭(N2&N3)과 17인승 이상의 전기버스(M2&M3)는 각각 5,635대와 1만 4,968대로 나타났다. 전년도와 비교해 각 40% 이상 성장했다.
전기차 시대 전환…생각보다 빠르다
보고서는 현재 추세대로 전기차 생산과 판매가 지속된다면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26년에는 30% 수준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효과로 지난해 8%였던 전기차 판매 비중이 2026년에는 28%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중국은 52%, 유럽은 북유럽 89% 및 독일 59%를 포함해 총 42%로 각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자동차 시장을 중심으로 매우 빠른 시장 변화가 감지되는 것. 성장 궤도권에 오른 이들 차종에 지급하는 보조금 제도도 점차 축소되고 있을 정도다.
이 같은 변화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전기차 보급이 급증하고 주요 국가별로 전기 생산 과정에 있어서도 청정에너지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원유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금의 판매 추세라면 2026년에는 전체 자동차 판매에서 전기차가 30%의 수준에 비중을 차지할것으로 나다봤다.
전기로의 전환, 완숙기 접어든 시내버스
전기상용차 시대로의 전환은 배기가스 배출량이 많은 시내버스 부문에서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부터 전기버스 보급에 사활을 걸던 중국은 이미 지난해 기준 전체 시내버스 시장의 70%가량을 전기버스로 채웠다. 지난해에만 14만 대의 전기버스를 보급했을 정도다. 이에 중국 정부는 올해 1월부로 차량 구매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유럽과 미국 역시 중국의 전동화 기조를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2026년까지 전체 버스 판매량 중 전기버스 비율을 각각 36%와 24%로 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기버스 보급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국토교통부의 상용차 등록 데이터를 가공, 본지에 독점 제공하고 있는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신규등록 기준)된 9m급 이상 중대형 전기버스는 총 1,747대로 전년도 1,125대 대비 5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세는 전기버스 보급이 본격적으로 실시된 2019년부터 꾸준한 성장 추세다.
유럽은 ‘유럽 그린딜’로 상용차 전동화 물결
자국 시장 위주의 중국을 제외하고 상용차 시장에서 전동화를 주도하고 있는 시장은 단연 유럽이다. 배출가스 제로화, 즉, ‘넷 제로(Net Zero)’를 실현하기 위해 2019년에 발표된 ‘유럽 그린딜’ 초안이 올해 2월 상세 산업 계획안으로 구체화됐다.
유럽 그린딜은 미래 환경을 위하여 충분한 대체 연료 기반 시설을 배치하기로 합의한 유럽 의회와 이사회 간 신규 법률이다. 이 법률 하에서 2030년까지 차량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55% 이상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실현하게 할 전기상용차 보급률을 빠르게 늘리기 위하여 EU는 2025년부터 유럽 횡단 교통망 프로젝트인 ‘TEN-T(Trans-European Transport Network)’를 따라 60km마다 최소 150kW급 고속 충전소를, 100km마다 최소 350kW급 대형 상용차 전용 충전소를 설치해야 한다. 해당 사업은 2030년까지 진행될 전망이다.
한국, 글로벌 전동화 추세와는 동떨어져
이처럼 예상보다 빠른 전 세계적인 전동화 전환 추세에 힘입어 EU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대형 상용차 배출에 관한 규정 개정안도 발표했다.
개정안은 대형트럭과 버스(코치)의 경우 2019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량을 2030년까지 45%, 2035년까지 65%, 2040년까지 90%로 높여야 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시내버스의 경우에는 2030년까지 ‘ZEV(Zero Emission Vehicle)’, 즉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자동차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대부분의 글로벌 중대형 상용차 제조사는 해당 배출에 관한 규정에 동의했으며, 독일을 포함한 주요 상용차 수출국은 상용차 전동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앞장서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반해 수소에 ‘올인’하고 있는 국산 중대형트럭 시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시장으로 분류됨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중대형 전기트럭 제품 출시 계획과 이를 뒷받침해 줄 보조금 정책조차 찾아볼 수 없다. 전기 상용차 보급률이 일정 궤도에 올라 보조금 제도를 대폭 손보고 있는 글로벌 중대형 전기트럭 시장들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 상세한 통계와 그래프는 상용차매거진 116호(9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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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하용 기자 jung.hy@cvinfo.com
출처-상용차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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