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의 한 테슬라 전용 급속충전시설인 ‘슈퍼차저’에서 테슬라 차량들이 충전하고 있다. 뉴시스전기차가 누적 등록 ‘100만 대 시대’를 맞았지만 정비 인프라는 크게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전압 배터리 등이 들어간 복잡한 구조 때문에 전기차를 정비할 수 있는 사설 자동차 정비 업체는 10곳 중 1곳에 그쳤다. 특히 테슬라 등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 전기차는 공식 서비스센터가 부족해 보증수리 기간에도 한 달가량 기다려야 차를 고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보급된 전기차들의 보증수리 기간이 만료되면 ‘전기차 정비 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다.
● 전기차 정비 가능 정비소 10곳 중 1곳뿐
26일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전체 자동차 정비업체 3180곳 가운데 전기차 정비가 가능한 업체는 364곳(11.4%)에 불과하다. 반면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올 6월 109만 대를 넘어서며 급증 추세다. 올해 1∼9월 기준 전기차 29만7000대가 팔렸다. 국내 전기차는 급증하는데 정비 인프라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미국 테슬라는 ‘모델Y’가 지난달에도 국내 승용차 판매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문제 발생 시 ‘동네 카센터’ 도움조차 받을 수 없다. 테슬라 차량은 범용 스캐너 진단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지난달 말 기준 테슬라 공식 서비스센터는 전국 16곳에 불과하다. 센터 한 곳당 차량 약 1만5000대를 담당하는 데다 주요 부품을 미국에서 들여와야 해 수리를 받는 데 걸리는 시간이 유독 긴 것이다.
실제 지난해 테슬라코리아가 국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이 주로 일으키는 오류인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 관련 수리 4637건의 평균 소요 기간은 23.4일이었다. 자동차 한 대를 3년 가까운 926일 동안 고친 기록도 있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 역시 올 상반기(1∼6월) 평균 사고 수리 기간이 9.8일로, 국산 전기차(5.3일)의 약 1.8배로 나타났다. 유영준 한국자동차기자협회 고문은 “BYD는 범용 스캐너로 진단할 수 있지만 BYD 전용 공구를 써야 해 일반 정비업체에서 수리가 불가능한 건 테슬라와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 “전기차 수리는 고가 장비 필수… 정비소 못 따라가”
국산인 현대자동차·기아는 국내에 1967곳의 공식 서비스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역시 모든 지점이 고전압 배터리 등 핵심 부품 정비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고전압 배터리 등이 탑재된 전자제품인 전기차를 다루려면 고가의 전용 장비와 장기간 전문 교육을 받은 인력이 필수라, 전국 40곳의 직영점 위주로 고난도 정비 환경을 갖추고 있다.
2016년 출시된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시작으로 초기에 보급된 국산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 보증수리 기간(8∼10년) 만료가 시작된 만큼 업계에서는 정비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더라도 동네 자동차 정비소들이 전기차 정비에 나설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비싼 장비 비용 때문이다. 일례로 전기차 기본 진단을 위한 종합 스캐너는 400만∼600만 원대, 가장 비싼 수리 장비인 고전압 배터리 전용 충·방전기는 최고 1500만 원을 호가한다. 정비소 내 차량 한 대를 정비하는 구역 1곳을 전기차 전문으로 바꾸려면 약 2000만∼3000만 원의 초기 투자가 든다. 이병학 차량기술사회장은 “정비공들이 내연차는 손으로 만져보며 소위 ‘손맛’, 감으로도 문제를 알 수 있는데 전기차는 비싼 전문 장비가 없으면 기초 진단조차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지역 내 여러 정비소들이 장비와 전문 인력을 공유하는 권역별 공동 작업장 구축을 대안으로 꼽는 경우가 적지 않다. 김종남 한국자동차전문정비사업조합연합회 서울조합 이사장은 “일반 정비소가 차량 접수와 기초 진단을 맡고, 고전압 배터리 등을 다루는 전문 작업을 공동 시설에서 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