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항기 항공사상 최악의 참사 ... 두 대의 점보기(B747) 충돌사고
항공기사고 중에서 가장 인명피해가 컸던 것은 1977년3월27일 북아프리카의 서쪽 대서양에 있는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에서 벌어졌던 네덜란드 KLM 항공의 B747기와 미국 팬암항공사의 B747기의 충돌사고로 기록된다. 훨씬 후에 도쿄발 오사카행 일본항공 국내선 점보기의 추락사고로 탑승객 520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지만, 카나리아제도의 테네리페공항에서 발생한 두 점보기의 충돌사건으로 KLM 탑승객 248명 전원과 팬암 탑승객 396명중 335명이 사망하여 총 583명이 희생된 최악의 사고로 현재까지 점보기 사고로 인한 사망자 수의 20%가 넘는다.
* Tenerife 공항에 세워진 희생자 추모탑
( 이미지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Tenerife_airport_disaster )
Las Palmas 공항의 폭탄테러로 Las Palmas행 항공기들이 인근섬에 임시착륙 ....
두 점보기의 충돌을 빚은 대형사고는 카나리아제도 그랑카나리아섬의 관문공항인 라스팔마스 공항에서 벌어진 폭탄테러가 계기가 되었다. 카나리아제도의 분리독립주의자에 의한 공항터미날의 폭발물테러는 규모가 크지 않아 사망자는 없었지만 제2차 테러가 발생할 것이라는 미확인전화 때문에 라스팔마스 공항은 잠정적으로 폐쇄되었고 라스팔마스 공항으로 향하던 모든 항공기는 인근의 테네리페 섬에 임시로 착륙하게 되었다.
이때 라스팔마스로 향하던 두 대의 점보기가 있었다. 카나리아제도는 대서양의 인기좋은 휴양지로 크루즈여행의 출발지가 되는 곳이기도 한데 두 대 모두 정기항공편이 아니라 관광객을 태운 전세기였다. 하나는 승객 235명과 승무원 14명 등 249명을 태운 네덜란드 KLM항공의 B747 점보기(PH-BUF)였고 또 다른 하나는 380명의 승객과 16명의 승무원이 탑승한 미국 팬암항공의 B747 점보기(N736PA)였다. 팬암기에 탑승한 대부분의 승객들은 지중해 크루즈여행 Royal Cruise Line의 Odyssey호에 승선하기 위한 관광객이었다.
* 지중해, 에개해는 크루즈여행으로 유명하며 북아프리카와 연계되기도 한다.
- 사진 : 그리이스 산토리니섬의 에개해 크루즈 보트들 (2000년 5월 촬영)
암스테르담에서 관광객을 태우고 이륙한 KLM 전세기 KL4805편
KLM KL4805 편이 먼저 현지시간으로 오후1시15분 라스팔마스 공항의 지시에 따라 테네리페섬의 Los Phodes공항에 착륙하였다. 이미 테네리페 공항에는 Braathens 항공의 B737, Sterling B727, SATA DC-8 등 유럽항공사들의 중형여객기가 3대 먼저 착륙하여 주기장을 차지하고 있었다. KLM 기장 Zanten은 50세로 KLM 항공에서 시뮬레이터로 다른 조종사의 비행교육을 담당할 정도로 KLM항공에서는 베테랑조종사에 꼽혔다. 테네리페 공항에 착륙한 후에도 기장은 라시팔마스 공항폐쇄가 언제 풀릴지 몰라 승객들 기내에서 기다리도록 하였지만 20분이 지나도 아무런 소식이 없자 승객들을 모두 비행기에서 내려 공항터미날에서로 대기하도록 조치하였다. 그리고 다시 승객들을 탑승시키려면 시간이 걸릴 것을 감안하여 그 사이에 재급유를 받기로 결정내렸다. KLM 기장은 라스팔마스 공항폐쇄 때문에 이번 비행이 초과비행시간금지규정이 엄격한 네덜란드항공법 규정에 저촉될 것을 우려하여 신경이 날카로웠는데 테네리페공항에서 급유를 받기로 한 것도 시간절약을 위한 조치로 보여졌는데, 결과로 보면 테네리페 공항에서의 55,500L의 급유가 이번 사고를 더욱 악화시킨 하나의 팩터로 작용하게 되었다.
대서양을 건너 뉴욕경유 L.A.에서 날아 온 Pan Am 전세기 PA1736편
팬암 PA1736기는 KLM 점보기 보다 약 30분 늦게 테네리페 공항에 임시착륙하게 되었다. 팬암기는 L.A.에서 대부분의 관광객을 태우고 중간에 뉴욕 케네디공항에 착륙하여 14명의 승객을 추가로 탑승시키고 승무원은 교대하여 대서양을 8시간 비행하였으니 승객은 이미 거의 15시간을 기내에서 지낸 셈이었다. 팬암기장은 아직 기체에 연료가 여유가 있었고 테네리페섬에 임시착륙하게 되면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승객들이 더 피곤할 것을 우려하여 라스팔마스 공항 주위를 선회하면서 공항활주로가 개방되기를 기다리기 원했으나 라스팔마스 공항당국은 이를 허락하지 않고 팬암기도 테네리페섬으로 임시착륙할 것을 지시하였지만 국제공항이 아닌 조그만 테네리페 공항의 상태는 이미 거의 포화상태였다. 팬암기 기장은 승객들을 하기시키지 않고 기내에서 대기하도록 하였다.
* 암스테르담에 세워진 KLM4805편 희생자 추모탑.
- 승객 234명과 승무원14명 등 248명 전원 사망하였다.
- 사진 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Tenerife_airport_disaster
임시착륙한 여겍기로 포화가 된 Tenerife Los Rhodes 공항
테네리페섬의 Los Rhodes 공항은 활주로(runway)가 Runway 12/30 하나, 활주로와 나란히 놓여진 유도로(taxiway)도 하나, 그리고 활주로와 유도로를 중간에 연결하는 짧은 연결 유도로가 4개 있는 조그만 공항이지만 다행히도 활주로길이가 3400m 되어 점보기가 이착륙하는데 지장은 없었지만 공항터미날이나 주기장에서 활주로로 이동하는 경로인 유도로에 임시착륙한 비행기들이 가득 차서 공항기능은 활주로 하나에 의존하는 비상상황이 되었다.
드디어 라스팔마스 공항활주로가 다시 개방되어 테네리페 Los Rhodes 공항에 임시착륙한 비행기들은 다시 이륙준비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런데 이미 유도로에는 임시 착륙한 비행기들이 많아서 유도로가 제 역할을 할 수 없어서 모든 비행기들은 이륙하기 위해서 활주로의 이륙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 활주로를 거슬러 내려가야 할 수 밖에 없었다.
* Tenerife (North) Airport 위성사진 (yahoo.com 위성사진 캡쳐)
- 활주로는 Runway 12/30 하나 뿐이지만 왼쪽에서 착륙하거나 이륙할 때는 Runway 12로 불리게 되며
오늘쪽에서 왼쪽 방향으로 이착륙할 때는 Runway 30으로 불리게 된다.
- Taxiway (유도로) : 활주로에 착륙한 항공기가 터미날로 이동하는 길이다. 활주로를 따라 기다란 유도로와
유도로와 활주로를 중간에서 연결하는 짧은 연결유도로가 있다.
- 연결유도로 : 활주로와 유도로 사이를 연결하며 항공기의 이착륙거리에 따라 적당한 유도로를 이용한다.
C2, C3는 공항터미날 방향의 유도로로 연결되는 연결유도로이며
C4는 Runway 30으로 향하는 유도로로 연결되는 연결유도로이다.
활주로 진입로를 막고 있었던 KLM 점보기, 팬암기의 이륙을 막아
우선 두 점보기의 상황을 보면 KLM은 승객을 터미날에 내려놓고 급유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당장 이륙할 수 없었다. 반면 팬암 점보기는 승객을 기내에서 대기하도록 하여 당장 이륙할 수 있어서 관제사에 이륙요청을 하였느네 관제탑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팬암기가 활주로로 들어서는 길목에 KLM기가 버티고 있어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할 수 없이 팬암은 KLM 점보기가 이륙준비를 마치고 먼저 이륙할 때 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었고 KLM 보다 먼저 착륙하여 주기장에서 대기하던 점보기 보다 크기가 작은 중형기 B737, B727, DC-8 등은 KLM 점보기 옆을 빠져나가 활주로로 이동할 수 있어서 먼저 이륙하게 되었다.
KLM기 급유하는 동안 갑자기 짙은 안개로 시계가 좋지 않아져 ...
그러는 동안 안개라는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하게 되었다. 항공기들이 이륙을 시도하는 동안 공항에는 짙은 안개가 끼기 시작하여 시계가 수백미터에 불과할 정도였다고 한다. 안개는 KLM기와 팬암기가 활주로를 거슬러 택싱하여 이동하는 동안 시계가 200미터로 줄어들 정도로 더욱 짙어졌으며 두 점보기는 물론 관제탑에서도 두 점보기의 위치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설상사상으로 공항에 있는 지상레이더도 작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고 한다.
* KLM KL4805기와 팬암 PA1736기가 이동한 경로와 충돌지점
- 충돌지점은 KLM 이륙출발지점인 Runway 30에서 이날 안개로 시계인 700미터 밖에 있어서
exit 4 로 진입하기 직전에 있던 팬암기와 이륙출발하는 KLM기는 서로 볼 수 없었다.
- 콘트롤타워에서도 exit 4 위치에 있던 팬암기도 보이지 않았으니 이륙지점 Runway 30에서 이륙하는
KLM기도 보지 못했다.
활주로 Runway가 유도로(Taxiway) 역할까지 해야 했던 상황이
드디어 KLM기가 급유와 승객탑승을 마치고 이륙절차에 들어섰다. KLM기가 위치한 곳은 활주로 RUNWAY 12 지점 바로 외곽이었다. 이날 이륙포인트는 RUNWAY 30 으로 RUNWAY 12의 반대편이다. (활주로는 하나라도 이착륙을 양쪽에서 할 수 있으므로 방위각으로 방향을 표시하게 된다.) 원래는 유도로를 따라 이륙지점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날은 유도로에 임시착륙한 비행기들이 자리잡고 있어서 이용할 수 없어서 KLM은 RUNWAY30 까지 활주로를 따라 이동하여 끝에서 기수를 정반대로 돌려야만 했다. 관제탑은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팬암기도 이륙준비를 허가하고 KLM의 뒤를 따라가도록 지시하였다. 관제탑의 지시내용은 KLM은 활주로를 끝까지 거슬러 내려가서 방향을 180도 돌려 이륙하도록 하고, 뒤따르는 팬암기는 앞서 간 KLM 점보기가 이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 중간에 있는 세번째 유도로출구로 빠져나가도록 하는 것이었다.
엇박자가 나기 시작한 무선교신 ... 관제탑, KLM, Pan Am
그러나 여기서 부터 관제탑과 KLM, 팬암기의 무선교신에 사소한 문제들이 겹쳐 중대한 과실로 이어지게 된다. 정확한 사고원인을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 무선교신내용을 실시간 순서대로 공개하면 다음과 같다. 시각은 CVR(Cockpit Voice Recorder)에 나타는 것을 그대로 표시하였다.
17:01:57.0 (PA) Tenerife the Clipper one seven three six. (Clipper는 팬암기의 이름이다.)
17:02:01.8 (관제탑) Clipper one seven three six Tenerife.
17:02:03.6 (PA) Ah- We were instructed to contact you and also to taxi down the runway,
is that correct ?
17:02:08.4 (관제탑) Affirmative, taxi into the runway and -ah leave the runway third, third to your left,
[background conversation in the tower].
17:02:16.4 (PA) Third to the left, O.K
관제탑은 팬암기한테 활주로를 따라가서 3번째 유도로출구에서 빠져나가라는 지시를 내리고 팬암기 부기장은 이를 복창하여 세번째 유도로출구라는 지시를 확인하였다. 이때 관제탑에서는 대화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17:02:49.8 (관제탑) KLM four eight zero five how many taxiway -ah- did you pass?
17:02:55.6 (KL) I think we just passed Charlie four now.
17:02:59.9 (관제탑) O.K. ... at the end of the runway make one eighty and
report -ah- ready -ah- for ATC clearance
[background conversation in the tower].
관제탑은 KLM기가 어느 지점을 통과하고 있는지 확인을 부탁하였고 KLM은 Charlie four (C4, 즉 네번째 유도로출구가 있는 지점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됨) 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보고한다. 관제탑은 다시 KLM한테 활주로 끝에서 이륙방향으로 방향을 돌려 (180도) 관제승인을 받으라고 지시하는데 이때도 관제탑에서 대화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PA1737편 점보기 활주로에서 유도로출구지시에 의문이 ...
17:03:09.3 (PA 2) The first one is a ninety degree turn.
17:03:11.0 (PA 1) Yeah, O.K.
17:03:12.1 (PA 2) Must be the third ... I'll ask him again.
17:03:14.2 (PA 1) O.K.
17:03:16.6 (PA 1) We could probably go in it's ah ...
17:03:19.1 (PA 1) You gotta make a ninety degree turn.
17:03:21.6 (PA 1) Yeah, uh.
17:03:21.6 (PA 2) Ninety degree turn to get around this ... this one down here it's a forty five.
17:03:29.3 (PA) Would you confirm that you want the clipper one seven three six to turn left
at the third intersection?
17:03:35.1 (PA 1) One, two.
17:03:36.4 (관제탑) The third one, sir, one; two, three, third, third one.
17:03:38.3 (PA ?) One two (four).
17:03:39.0 (PA 1) Good.
17:03:40.1 (PA 1) That's what we need right, the third one.
17:03:42.9 (PA 3) Uno, dos, tres.
17:03:44.0 (PA 1) Uno, dos, tres.
17:03:44.9 (PA 3) Tres - uh - si.
17:03:46.5 (PA 1) Right.
17:03:47.6 (PA 3) We'll make it yet.
17:03:47.6 (관제탑) ...er seven one three six report leaving the runway.
(참고 PA-1 팬암 기장, PA-2 팬암 부기장, PA-3 팬암 기관사)
위의 내용을 보면 팬암승무원들은 제3유도로출구로 빠지라는 관제탑의 지시에 의문을 가졌던 것으로 보여 재차 확인하는 교신을 하였고 관제탑도 하나, 둘, 셋을 세며 세번째 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팬암기장과 기관사는 이를 스페인어로 서로 복창을 하며 분명히 3번째 출구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그리고 관제탑이 팬암기에 활주로를 빠져나간 것을 보고하라고 지시하는데 팬암기를 1736편이 아니라 7136으로 부르고 있었다. (위 빨간 표시부분)
관제탑, 두 점보기 호출할 때 항공편번호 부정확하게 부르는 경우가 ...
관제탑이 두 점보기의 Flight No.를 정확히 부르지 않고 있는 부분은 또 나타난다. 아래 교신내용을 보면 관제탑은 KLM기 KL4805를 8705로, Clipper(팬암기의 이름) 1736을 잘 기억나지 않는 듯 1,7 을 먼저 햬기한 후 잠시 머뭇거리다 이어서 3,6을 부르고 있었다.
17:04:58.2 (관제탑) ...m eight seven zero five and clipper one seven ... three six,
for your information, the center line lighting is out of service.
[APP transmision is readable but slightly broken]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