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중이셨던 한국자동차소비자연맹의 최관희 기술고문님이 작년 10월 26일 향년 62세로 타계하셨습니다.
작년 10월경부터 올해 1월까지 여러 번 전화와 문자, 카톡을 보내도 회신이 없어 걱정하였는데, 어제 밤에야 지인을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27차 항암 치료 후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혼수상태로 되었다고 합니다.
힘든 암투병 중에도 퇴원을 하루 앞당겨 대전까지 다녀오시는 등 소비자보호운동에 적극적이셨는데, 자동차 전문가이며 남을 도와주기 좋아하시는 분이 일찍 세상을 떠나셔서 애석하기 그지없습니다.
최고문님은 1983년 3월 현대자동차에 입사하여 2002년 5월 기아자동차를 퇴사하였으며, 2005년 2월까지는 현대자동차 대리점도 운영하시며 약 22년간 현대/기아자동차와 연을 맺으셨습니다.
또한 자동차 정비 기능장, 자동차정비기능사 1급, 건설기계기사 2급 등 6개의 전문 자격증을 보유하신 자동차 전문가로, 현대/기아자동차에서는 국내 및 해외 정비 부문과 정비연수원, 소비자보호실 등에 근무하셨으며, 2007년 8월부터는 연맹의 기술고문으로 활동하시며 소비자보호활동에 적극 앞장서신 분입니다.
저와 같이 전국 각지를 다니셨는데, 2018.07.14.(토) 대전까지 가서 김모 소비자의 카니발 차량을 조사하신 것이 최고문님의 마지막 소비자보호 업무 출장이었습니다.
소비자가 터보챠져와 오일 교환을 의뢰한 카니발 차량의 엔진이 소손되어 박살났는데, 기아 오토큐 대표가 “입고 당시부터 엔진 소손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었는데 몰랐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했던 사건이며, 기아자동차 본사에서는 자동차 문외한 같은 주장을 하는 오토큐를 감싸고 돌았던 사건으로 당시 보배드림에 "기아 오토큐 소비자 주의보"와 "기아 오토큐 이용하실 때 주의"라는 글을 올렸는데, 3만이 훨씬 넘는 조회수와 많은 추천 및 댓글을 달아주셔서 베스트 2위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기아자동차와 기아오토큐는 일부 보상만 해 주고 끝내 나몰라라 하였고, 연맹에서 오토큐를 감독관청에 신고하여 과태료 처분만 하였습니다.)
당시 신고 소비자가 생업용 차량이라고 하였고, 제가 출장지에서 금요일에 귀국한다니까 최고문님은 퇴원 일정을 하루 앞당겨 금요일에 퇴원하고 토요일 아침부터 대전을 다녀오셨던 것입니다.
갈 때는 컨디션이 좋았는데, 다녀와서는 연락이 두절되어 그 때도 제가 무슨 큰 실수라도 했는가 걱정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병이 악화되어 고통스러워 다른 전화도 안 받았다며 회복되면 연락을 하겠다고 하였습니다.
아래는 보배드림에 게시하려던 글의 일부분입니다.
원래 보배드림 게시글을 통하여 최고문님께 용기를 드리고 싶어서 위 사진과 같이 “암투병 중인 기술고문님의 무리한 조사 강행”이라는 글을 작성했었는데, 최고문님이 자신의 투병 이야기는 넣지 말라며 사양하였습니다.
그래서 보배드림 9월 11일자 게시글에는 최고문님의 투병에 관한 글과 쾌유 기원 글은 포함되지 않게 되었던 것입니다.
최고문님은 연맹에서 소비자보호 활동을 하시면서도 현대/기아자동차에 오래 근무한 정이 있어서 현대/기아자동차에 심한 이야기는 가급적 피하셨고, 언론 인터뷰는 극구 사양하셨습니다.
그러나 작년 5월 경 최고문님도 자신의 차량 문제로 현대자동차와 싸우게 되고, 후배들로부터 “이제부터는 선배님이 아니라 고객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라는 막말을 듣고 블랙컨슈머 취급을 당하자 배신감을 느끼며 몹시 분노하였습니다.
결국 연맹 차원에서 대응하겠다고 한 바로 다음 날 아침에 해결이 되었지만, 그 일로 현대/기아자동차에 대한 배려를 거두었습니다.
그리하여 대전 오토큐 카니발 사건 때는 인터뷰를 허락하셔서 처음으로 언론에 실렸는데, 그 기사가 마지막 기사가 되어버렸습니다.
늦었지만 보배드림 회원분들께서도 억울한 소비자들을 위해 묵묵히 애쓰셨던 고 최관희 기술고문님을 기억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0/2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