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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붙잡고 ‘집단폭행’했는데.. “맞은 사람이 ‘가해자’”
이문현 입력 2019.01.28. 20:34
[뉴스데스크] ◀ 앵커 ▶
클럽에서 20대 손님이 보안 요원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습니다.
갈비뼈 여러 대가 부러질 정도로 크게 다쳤는데, 정작 출동한 경찰, 때린 사람은 안 잡아가고 맞은 손님만 체포했습니다.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CCTV 영상을 확인해봤더니, 경찰 대응에 이해가 안 가는 점이 한둘이 아녔습니다.
먼저, 이문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클럽입니다.
보안요원들이 한 남성을 밖으로 끌고 나오더니 다리를 걸어 넘어뜨립니다.
클럽 관계자가 주저앉은 남성의 머리를 잡아 얼굴을 때리고, 차도까지 끌고 나와 다시 넘어뜨린 뒤 주먹으로 폭행합니다.
때리는 사람은 클럽 이사인 장 모 씨.
맞는 사람은 손님인 29살 김상교 씨였습니다.
장 씨는 김 씨의 손에 걸려 넘어지자, 분에 못 이긴 듯 옷을 벗더니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기 시작합니다.
클럽 보안요원들은 손님 김씨를 붙잡고 장씨가 때리는 걸 도와줍니다.
[김상교 (폭행당한 뒤 112신고)] “가드(보안요원)들이 도와주고 한 명이 주도적으로 저를 때렸어요. 수치스러웠죠.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데, 기억이 나요. 생생하게. 아스팔트에 넘어질 때…”
상해진단서 김 씨는 머리와 복부 등을 8번 얻어맞았고 갈비뼈 3대가 부러졌습니다.
보안요원들과 장씨가 클럽으로 들어가자 김씨는 112에 전화를 걸어 신고했습니다.
10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경찰.
그런데 경찰은 클럽 관계자와 얘길 주고받더니 112에 신고한 김 씨한테 대뜸 쇠고랑을 채웠습니다.
“저를 수갑을 그냥 아무 이유 없이 먼저 채우려고 했어요. 그냥 취객 취급을 하면서. 보안요원들은 ‘자기네들은 때린 적 없다’고. 제가 딱 놓으라고 하면서 ‘신고자는 저인데 왜 저를 체포하려고 하느냐?’…”
경찰은 김 씨를 때린 장 모 씨를 찾으려고 클럽 안에 들어가 보지도 않았고, 심지어 상황이 고스란히 담긴 CCTV도 확인하지 않았습니다.
“(경찰이) 제 얘기를 안 들었어요. 얘기를 안 들어서 항의를 하는데, ‘CCTV 확인하라’고 그랬어요. CCTV 여기 있으니까…”
이뿐만이 아닙니다.
장씨에게 지구대로 나와 조사받으라고 통보할 때도, 직접 전화하지 않고 클럽 관계자를 통해 전달했습니다.
[전직 클럽 직원/목격자] “(장 씨가) 어디로 사라졌어요. 그런데 저희 가드 팀장급 되는 사람이 전화해서, ‘경찰 왔었다’고…장씨가 ‘그래 가볼게’(라고 했습니다.)”
경찰이 김씨에게 보낸 체포 이유서입니다.
맞은 김 씨가 피혐의자, 쉽게 말해 가해자로 돼 있고, 때린 클럽 이사장 씨는 피해자로 돼 있습니다.
장 씨가 폭행하다가 김 씨 손에 걸려 잠깐 넘어졌는데, 클럽 측으로부터 이 상황을 듣고 피해자와 가해자를 바꿔 놓은 겁니다.
클럽과 경찰한테 왜 그랬냐고 물었습니다.
클럽 측은 “김 씨가 성추행했느니 안 했는지를 놓고 다른 손님과 시비가 붙어,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된 김 씨를 밖으로 데리고 나와 때렸다”고 했습니다.
성추행 시비가 붙었으면 경찰에 신고하면 되지, 왜 클럽 이사가 나서서 때렸느냐고 묻자, “김 씨가 안 끌려 나오려고 버티다가 욕을 하길래 화가 나서 그랬다”고 답했습니다.
또 경찰은 출동 당시 김 씨가 클럽 현관 앞에 있는 쓰레기통을 발로 차며 욕을 하고 있어서, 업무 방해 혐의로 체포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 “김상교 씨는 매우 흥분된 상태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뭘 발로 차고 (클럽) 업무 방해를 하고 있고…클럽 측에서 업무 방해 부분 피해를 주장해서 제지하는 과정에서 체포에 응하지 않으니까 현행범 체포를 한 거고요.”
경찰은 현재 이 사건을 쌍방폭행으로 조사하고 있으며, 클럽 안에서 벌어진 김 씨의 성추행 혐의도 수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이문현입니다.
이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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