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주말에 시승기 3편이 합계 추천수 179, 조회수 약 21,000회가 넘었네요!!
두서없는 조악한 졸작임에도 불구하고 추천해 주시고 읽어 주시고 격려 댓글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0(__)0
조회수를 보니 보배드림이 국내 1위 자동차쇼핑몰이라고 자신있게 좌측 상단에 배너 띄울만 하네요..
시승기를 쓰게 된 동기는.. 월요일에 빨리 회사 출근하고 싶은 마음에 주말에 시간 잘 가는게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쓴건데요
(주말에 회사 당직근무 출근해서 시간 삐댈라고 쓴거 아님.. 필자는 이미 보배 하는 지인들에게 신상이 털렸으므로 말 조심 해야함)
글 쓰는게 진짜 시간이 잘 가긴 해서 종종 써 보려고 합니다
20년 넘게 살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글 쓰면서도 심장과 손이 바들바들 떨리지만..
시승기 번외로 추억을 끄집어내어 과학5호 구매기를 올리고자 합니다.
모바일로 3부 올리다가 오늘은 컴퓨터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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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이야기는 픽션을 바탕으로 한 실화입니다
때는 2014년 뜨거웠던 여름, 필자의 애마는 Shevore Spark LS Star 였다..
190,000원의 할부금을 내며 유예 할부를 성실히 납부한지 어언 3년.. 남은 잔금 5,600,000원을 상환할 위기가 다가왔다.
필자는 경제관념이 투철하고 항상 합리적인 사고가 몸에 배어 있어, 이런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법을 잘 안다.
그것인 즉슨 1500만원의 중고차 대출을 받아 천만원짜리 차를 사고 남은 잔금을 갚는 것이다....
'가자 x미여관으로' 라는 영화에서 주인공이 SM7 뉴아트를 타고 여자들을 태우고 다니는 모습을 항시 동경해 왔던 터라
당시 시세 1000만원 정도였던 흰색 SM7 뉴아트를 찾아 집 근처 모 대기업 중고차 직영점에 무작정 찾아갔다.
그곳에 가니 멀끔한 정장을 입은 딜러께서 마치 구면인양 반갑게 맞아주셨다.
" 대차 하러 왔는데, SM7 뉴아트 2.3 흰색 있나요? "
" 예 고객님 차는 잘 봤구요, 마침 오늘 아침 들어온 매물이 있습니다! 구매하실 차 보고 나머지 이야기 하시죠 "
차를 보니 정말 당일 아침에 들어온게 맞는거 같았다..
얼마나 쏘고 왔는지 앞범퍼에 하루살이가 약 1000마리는 넘게 붙어 있는 듯 했으며 차 문을 열자마자 익숙한 에쎄 체인지 1mg
향이 물씬 풍겨 나왔다.
이 점은 마음에 들었으나, 운전석 시트 레일이 뻘겋게 녹슬어 있었다.
" 다른 매물은 없나요?.."
" 고객님, 천만원대 차량은 이정도도 양호한 겁니다.. 고객님께서 좀 구매하시기 어렵겠지만 저쪽에 그랜저HG도
한번 구경해 보세요"
순간 필자의 자존심에 스크라치가 났으며, 딜러의 말이 몇번이고 가슴속에 메아리쳤다..
'고객님께서 구매하기 어렵겠지만.... ...' 이 말인 즉슨 ' 거지x끼야.. 못사겠지만 이건 한번 보여주긴 할게^^*' 로 들렸다
* 주의 : 과도한 자존심은 상술에 넘어갈 수 있습니다..
필자는 앞서 했던 경제적인 판단은 잠시 잊어버리고 본능적으로 딜러에게 허세를 떨기 시작했다.
" 원래 그랜저HG 사려고 했는데.. 그래도 차가 3500cc는 되야 할거 같아서 SM7 사려고 한거에요 "
" 방금 뉴아트 2.3 보여달라고.. "
" 2.3이 3500cc 아니에요?.. 차 공부좀 더 하셔야겠네,... 암튼 그랜저 보여 주세요 "
그랜저HG는 역시 영롱했다.. 진짜 개 간지였다.. 단 하나 걸리는 점이 있다면 검은색..
필자는 전 시승기에서도 밝혔듯이 1호차 운전병 출신이다.. 검정차를 매일매일 고체왁스를 먹였던 악몽이 떠올라
지금도 검은색 차를 보면 손이 미끈거리고 석유냄새가 연상되어 어질거리는 사람이다..
차 앞유리를 힐끗 보니 빳빳한 전지에 유성매직으로 스펙이 적어져 있었다..
어쩌고 저쩌고 있었지만 지금 기억에 남는건
* 가격 : 2300만원 *
순간 머릿속이 아찔했다.. 2300이면 할부를 유예할부금까지 2800 대출을 받아야되나..???..
' .... ....... 가만....
ㅅㅂ.. 스파크를 팔껀데...그럼 500은 받을건데... 할부가 왜 2800이냐.. 2300만 받으면 되잖아..!! 이 빡대가리..'
딜러가 말을 걸어왔다
" 역시 비싸서 안되겠죠?.. 근데 진짜 좋은 차에요.. 이걸 사셔서 오래오래 타시는게 더 이익일 수 있습니다..
천만원 짜리 사봤자 수리비 많이 들고 오래 못타십니다."
딜러는 필자를 도발했지만, 예상 필요 예산 500만원을 자체 혁신활동으로 절감한 필자는 이제 거칠 것이 없었다.
" ???.. 생각보다 되게 싼데요?.. 그랜저가 2300밖에 안했나.... 근데 검은색은 싫은데 흰색은 없나요?"
" 아쉽게.. 그랜저는 흰색 매물이 지금 없습니다."
" 그럼 K7은요?.."
" K7도 검정색 밖에 없네요 "
필자는.. 좌절에 빠졌다......
돈이 많아도 원하는 차가 없어서 사지 못한다는 현실이 슬퍼질때 쯔음... 딜러가 말을 걸어왔다
" 준대형은 고객님 나이에 타기에.. 사실 좀 노티나는데, 중형차는 싫으세요? "
" 아.. 중형은 가오 떨어지는데...."
" 일단 보여드릴께요, 진짜 괜찮은 차 있는데, 보시고 시승까지 해보시면 완전히 생각 바뀌십니다."
그렇게 딜러에게 이끌려 간 곳에.... 하얀 K5 한대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것은.. 내가 이때까지 봤던 차중에 가장 멋진 모습이였다..
' x발.. 존나 x간지다....... '
그랜저HG의 영롱했던 모습이 머릿속에서 싹 지워졌다..
트렁크 상단의 리어 스포일러.. 듀얼 머플러.. 그리고 T-GDI 엠블럼..
필자는 그때 케텁이라는 존재를 모르고 있을 때였다..
" 차 어때요? 마음에 드십니까? "
" 와 이거 K5 아니에요?.. 전 차주가 튜닝 이쁘게 해놨네요 "
" 이차 전부 순정입니다.. 튜닝한 부분 없구요, 고객님같이 젊으신 분이 타기 좋은 차에요 일단 타보시면 아십니다.."
" 와.. 실내에 뭐가 이렇게 많아요?!"
과학5호기의 실내는 순수한 필자에게 혁명이였다..
특히 파노라마 썬루프.. 이것이 도로에서 뚜껑 유리가 x나게 많이 열리는 차들의 비밀이였으랴..(나중엔 잡소리로 재앙이 됨)
하이패스 룸미러,, 통풍 시트,, 오토 라이트,, 오토 와이퍼,, 알루미늄 오르간 페달,, 메모리 시트, 내비게이션 등등
지금 보면 별것도 아닌 옵션들인데 그 당시 필자의 눈에는 우주선이였다..
딜러가 운전하고, 필자는 조수석에 탄 채로 K5 터보를 타고 도로에 나갔다..
" 제가 악셀 3분의 1 정도만 밟을거에요, 보십시오 "
부아아ㅏㅇ ㅏㅇ ㅏㅇ ㅏ아 앙!!!!!
" 오.. x발 뭐야.... 이차 뭐에요... 오오오 ㅗ오 옷ㅅ....... "
" 시트에 파묻히는 느낌 안나나요? "
" 와... 이걸로 계약 할게요... 우와... 이거... 뭐지... 와........ 뒤진다...우와... ㅅㅂ.. 와.. "
" 현재 국산차 중에 가장 빠른 차입니다. 고객님 스타일에 딱 맞을거 같습니다."
" 예, 딱 제 스타일이네요 이정도는 타야죠.. 하하.. 이런 차가 있었다니 "
동승 시승을 마치고.. 가격표를 보니 "상 담" 이라고 적혀 있었다..
" 이 차는 왜 가격이 안적혀 있나요? "
" 아.. 일반 고객님들은 그냥 K5 인줄 알고 가격을 적어 놓으면 보지도 않으시거든요, 고객님같이 차를 좀 아시는 분들은
이해해 주시는데, 대부분 그렇지 못합니다.."
" 그러니까요,, 대부분 차에 대해서 무지 하니까 판매하실때도 힘드시겠어요^^"
" 이 차는 신차 가격이 그랜져랑 비슷하거든요, 신차 3300만원 짜리인데 천만원 빠져서 2300에 드릴려고 했는데요..
고객님은 타고오신 차도 관리를 잘 하셨고 이 차도 잘 타실거 같아요.. 백만원 빼드려서 2200에 드릴게요, 가져가십시오 "
과학5호기 터보의 출력에 매료된 나는 2300이고 2200이고 나발이고 관심 없었다.. 오로지 이 차를 1초라도 빨리 내것으로
만들고 싶을 뿐..
그래도 100만원 빼준다고 하니 더 기분 좋아서 바로 계약서 작성하였다..
이것이, 필자가 우연히 과학자가 된 사연이다..
만일 그때 그랜저HG 흰색이 있었으면,, 그랜저를 사서.. 지금까지 기변 안하고 타고 있었을것 같다..
그러면 지금 30평 아파트를 샀을 것이고,, 지금 내 아이가 넓은 거실에서 마음껏 뛰놀고 있었을텐데..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과학 5호기는 필자의 본격적인 카 라이프의 시발점이였고.. 제대로 놀지 못했던 20대를 뒤로하고.
30대 초반의 즐거움과 추억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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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차를 탄 뒤.. 얼마 지나지 않아 필자의 운전 스타일과 성격 및 눈빛, 말투가 바뀌게 되는데.............
- END -
PS. 중고차 매매를 해보지 않으신 분들께 간접적으로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쓰고보니.. 예전 유행했던 구아방 시리즈 아류 느낌 이네요.. 필자는 '11년 정도 부터 보배 게시판 눈팅했던
사람으로써, 언어영역을 이곳에서 배워 어쩔수 없습니다...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었읍니다.
추천 2개 추가 접니다..*.*;;;
감사합니다..ㅎㅎ
추쳔
몇일전 저 뒤에서 절 따라오시다 제 옆으로 파랭이 k5(터보인지 아닌지는모름)가 곤로기름타는 냄새를 풍기며 쇠갈리는 소리와 함께 날라가시던데..그님은 아니시죠?
좌신호대기중이던 머스탱였슴다^^
삭제 눌렀더니 이때까지 댓글 쓴게 다 지워지네요....
고의로 삭제한게 아닙니다 ㅠㅠ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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