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은 국내 교통사고 역사상 최악의 해였다. 교통사고 사망자 1만3,249명 중 1,566명이 어린이였기 때문이다. 20년이 지난 지금, 교통사고 사망자는 5,229명으로 줄었지만 어린이는 80명으로 여전히 적지 않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끊이지 않자 정부는 새로운 국정과제로 '교통 사고 사망자 절반 줄이기'를 선언하고, 관계 부처가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모든 사업용차에 운행상황을 정밀하게 기록하는 디지털 운행기록계 의무 부착이었다.
디지털 운행기록계는 자동차 운행 중 생성되는 좌표, 속도, 가속도, 엔진회전수 등 여러 가지 정보를 0.01초 간격으로 6개월 이상 저장해야 한다. 정부는 디지털 운행기록계를 2013년 12월까지 모든 사업용차에 의무 장착토록 견인키로 했다.
'운행기록계(Tachograph)'란 자동차 시계, 속도계, 주행거리계를 조합해 차의 운행정보를 기록하는 장치다. 과거에는 원반형의 기록지에 기계식으로 기록되는 아날로그 방식 운행기록계가 사용됐지만 요즘은 운전자의 다양한 운행정보를 정밀하게 기록할 수 있는 디지털 방식이 사용되고 있다.
요즘은 디지털 운행기록계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와 가속도 센서, 가속도 센서를 이용한 충격감지, 브레이크 신호 감지, 기기 및 통신상태의 오류검출 등이 추가되고, 정밀도와 해상도가 대폭 높아져 운행 당시 상황을 거의 완벽하게 기록하도록 설계되고 있다.
미국은 디지털 운행기록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해 현재 활발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 29개국과 일본도 오래 전 사업용자차의 디지털 운행기록계 장착을 의무화했다. 요즘 주목받는 블랙박스 또한 디지털 운행기록계의 한 종류이며, 교통사고 분석 및 재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운행기록계를 적절히 활용하면 사고뿐 아니라, 에코드라이브(Eco-Drive)도 실현할 수 있다. 시너지효과로 효율이 최대 7%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운행기록계 가격과 설치비가 높다는 것은 분명 어려움이다. 안전을 위한 장치지만 부담은 국민이 하라는 식이다.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인다는 정책 목표가 분명하다면 가격에 대한 관심도 가질 이유가 있을 것 같다.
김태식(자동차전장칼럼니스트, 재능대학 교수) autosoftcar@gmail.com
출처-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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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적은 사람들 자체가 디지털 운행기록계 자체가 뭔지도 모르고 딴소리 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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