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를 타면 세무조사 나오고 계란 세례를 맞았는데 세상 참 많이 변했습니다.”
윤대성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전무는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수입자동차 개방 25주년 간담회’에서 이렇게 회고했다.
수입차 시장은 우리나라 경제·사회 시대 상황과 궤를 같이했다. ‘88 서울올림픽’ 직전 수입차 시장을 개방한 뒤 10년 동안은 관세·통상 마찰의 ‘불씨’ 같았고 1997년 외환위기 때는 한 해 판매대수가 2000대 수준으로 급감했다. 2000년대 들어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고 매년 20~30%에 이르는 부러운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2007년 연간 판매 5만3000대(시장 점유율 5%), 지난해는 10만대(8%)를 돌파했다. 올해는 시장 점유율 10%를 내다보고 있다. 승용차를 구입한 사람 10명 중 1명이 수입차를 선택한다는 얘기다.
업계는 ‘한국’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수입차 시장이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을 ‘상전벽해’처럼 보고 있다.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독일이 36%, 미국 32.8%, 프랑스 46.1% 수준이다. 이탈리아는 69.4%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 중 현대·기아차가 78%, GM, 르노삼성차, 쌍용이 10% 등 국산차가 90% 이상을 차지한다. 수입차 점유율이 7.3%인 일본과 비슷하다. 도요타가 전체 시장의 30%, 나머지 7개 자동차 업체가 63%로 치열하게 경쟁하며 다양한 차종을 내놓고 있는 점은 우리나라와 다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수입차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 긍정적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을 만하다. 1996년 150개 모델을 판매했던 수입차업계는 330개 판매 모델로 차종을 늘렸다. 지난해에는 60여종의 신차를 내놨다. 중대형 고급 세단 중심에서 2000㏄ 이하 중소형차까지 영역을 넓혔다. 소비자들은 하이브리드, 디젤, 컨버터블, 스포츠카 등 입맛에 따라 수입차를 골라탈 수 있게 됐다.
가격이 떨어지고 젊은 30대 소비층이 늘어나면서 수입차가 부유층 과소비의 상징이라는 부정적 인식은 이미 통하지 않는다. 정비센터 부족 등 AS가 문제이지만 전국 길거리에 이미 68만대의 수입차가 굴러 다닌다. 보이지 않는 벽을 뚫고 시장 개방 25년의 성과를 자축하는 수입차와 파업 머리띠를 다시 졸라매고 있는 국산차의 서로 다른 표정이 눈앞에 어른거린다.
전예진 산업부 기자 ace@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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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기사 검색 해봤더니 일관성 있게 지얼굴 올려놓네
그럼 소비자 주권이 쪼금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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