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와 쉽지 않은 경쟁 될 듯 하네!"
기아자동차는 지난 12일 경기 화성공장에서 전곡항을 돌아오는 62km 코스에서 '뉴 쏘렌토R' 미디어 시승행사를 열었다. 화홍방조제에서 시승 차량이 달리는 모습. (사진/기아차 제공)
3년 만에 바뀐 '뉴 쏘렌토R'을 처음 마주했을 때 달라진 부분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전면부는 LED(발광다이오드) 램프로 교체해 다소 매끈해진 것 같긴 한데 도로에서 본다면 이전 모델과 구분하긴 쉽지 않을 것 같았다.
기아차는 뉴 쏘렌토R을 '신차급 개조차'라고 지칭했다. 서춘관 기아차 국내마케팅실장은 "(신형 싼타페와 같은) 신규 플랫폼을 적용했고 첨단 신기술을 탑재해 사실상 신차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싼타페가 풀 체인지 된 반면, 뉴 쏘렌토R은 마이너 체인지 된 차다. 소비자 눈에는 아무래도 완전변경 모델로 나온 싼타페의 변화에 더 주목할 수 밖에 없다.
지난 12일 경기 화성 일대에서 달라진 뉴 쏘렌토R을 시승했다. 시승차는 2.2 디젤 4륜구동(4WD) 최고급형으로 소비자 가격은 3813만 원. 시승 코스는 화성공장을 출발해 해양산업단지인 전곡항을 돌아오는 62km 구간인데, 공사 구간이 비교적 많은 국도에서 주행 성능을 만끽하기엔 일부 미흡한 점이 많았다.
뉴 쏘렌토R은 신형 싼타페와 동일한 플랫폼을 적용했다. 엔진은 이전 쏘렌토R과 같지만 이를 통해 연비는 물론 주행시 진동과 소음을 개선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 시승차의 동력 성능은 싼타페 2.2와 같은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4.5kg·m이다. 연료소비효율도 13.8㎞/ℓ(2WD 복합 기준)로 같다.
길게 뻗은 화홍방조제 직선 구간에서 시속 180km까지 속도를 높여봤다. 고속으로 달릴 때 운동 성능은 지난 4월 타봤던 신형 싼타페가 낫다. 뉴 쏘렌토R은 시속 140km를 넘어가면서 차체 안정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정숙성 또한 싼타페가 한 수 위였다.
싼타페가 '크로스오버 SUV'를 운전하는 맛이 난다면, 쏘렌토는 전형적인 SUV를 타는 느낌을 전달했다. 국도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노면 충격이 커서 인지 승차감은 싼타페보다 떨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차량 움직임은 싼타페보다 무거웠다.
기아차는 뉴 쏘렌토R의 센터페시아 스위치 배열의 조작성을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계기반은 슈퍼비전 클러스터(7인치 컬러 TFT LCD)로 교체했다. 고객 취향에 따라 텔레매틱스 시스템 '유보(UVO)'와 35만원 싼 8인치 내비게이션 중 선택 가능하다. 플로어 콘솔은 슬라이딩 방식을 채택했다. (사진/기아차 제공)
실내 인테리어는 쏘나타보단 K5 냄새가 났다. 그만큼 기아차 특징이 반영됐다. 싼타페와 비교하자면 운전자 취향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세련된 멋을 강조한 디지털 방식의 계기반은 장점으로 꼽고 싶다. 속도계는 바늘이 없고 그래픽으로 주요 차량 정보를 보여준다. 대형 세단 K9과 같은 방식이다.
기아차는 현대차와 달리 '아우디 Q5'와 경쟁하지 않겠다고 했다. 뉴 쏘렌토R의 상품성은 아직 Q5 수준에 못 미친다는 것. 대신 고급형의 경우 가격대가 겹치는 폭스바겐 티구안은 수입차 시장에서 경쟁 상대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뉴 쏘렌토R의 내수 판매 목표를 월 3000대로 설정했다.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를 내놓을 때 밝힌 월 5000대에는 못미친다. 아무래도 마이너 체인지를 감안한 수치 같다. 어차피 가격대(평균 3000만 원대)가 비슷한 두 차종은 소비자 취향에 따라 선택이 달라진다. 하반기 뉴 쏘렌토R이 신형 싼타페의 흥행에 얼마나 브레이크를 걸지 주목된다.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
출처-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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