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있고 나서 몇 개월 후였습니다. 생존 가능성을 기대할 시기는 진작 지나 희망이 아닌 후회와 반성을 말하던, 그런 시기였죠. 그때 전 중1이었는데, 학교 국어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근데, 너희 요즘 좀 지겹지 않니? 이제 tv에서 세월호 얘기 좀 그만했으면 싶은 마음 없어? 조금씩 그런 말 나오지 않니?
갑자기 왜 저런 말씀을 하시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다음 하신 말씀 때문에 그 상황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근데, 그게 정말 무서운 거야. 이쯤 했으면, 이제 그만 할 때 된 거 아냐? 지겨워. 이만 끝내. 이런 생각이 사람들마음 속에서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고 지금. 그리고 그런 걸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고. 이런 큰 사건이 일어났는데도..
시간 문제로 수업으로 바로 돌아가, 그 문제에 대해 더 깊이 이야기가 오가진 않았습니다. 전 그냥 속으로 ‘에이, 그래도 사람이 얼마나 죽었는데 누가 그런 생각을..’이라며 끝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하면, 그 선생님 말씀이 참 무겁게 다가옵니다. 나라가 뭘 잘못했냐는 말로 시작해, 심지어는 교통사고에 나라가 그렇게까지 해준 것 자체가 문제였다는 말까지.. 단순한 망각을 넘어, 그 일이 더 이상 기억될 가치가 없는 일인 것 마냥 몰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진 현실... 이젠 슬프기보단 씁쓸합니다.
그래서인지 이맘때가 되면 저라는 사람이 어떻게 살고 있나 고민하게 됩니다. 비단 세월호 뿐 아니라 우리 사회와 이웃의 여러 상처를 시간이 흘렀단 이유로 대수롭지 않은 일로 넘기고 있는 것은 아닌지. 기억 속에서 그들이 희미해지는 것은 인간이 피할 수 없는 일이겠지만, 시간을 핑계로 그들을 하나의 단어로만 인식하는 것은 아닌지..
먼저 떠난 분들을 기억하며,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고, 잊지 않으려 노력하겠습니다..
니 인성이면 충분히 가능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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