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두쪽을 먹고 속이 니글거려서 맥주도 여태 한병을 못비웠네요~
결국 남은피자는 포기하고 이걸루 한잔 합니다~
피클이 피자보다 훌륭하네요~
불씨가 얼마전 ‘좋은’이가 표시한 영혼을 찾았다. 칠십대의 노부부다.
두 영혼 다 흐릿 하지만 타는 내음이 분명히 시작됐다.
노 부부는 다정함이, 이웃 모두가 부러워 할 지경이다.
늘 한결같이 손을 꼭 잡고서 산책을 하고, 밥을 먹을때도 다정함이 폴폴 넘쳐난다.
오늘은 나무를 하러 지게를 지고 산으로 향하는 중이다.
여분의 살이 하나도 없을만큼, 마른체격의 영감님이 빈 지게를 지고 한손은 할머니의 손을 꼭 잡고있다.
“여보, 조심해~
지난번 비가와서 빗골이 생겼네?
잘 보고 걸어. 한겨울에 비가 웬말이야?”
“아이구, 나야 빈손으로 가는데, 뭘 그래요.
당신이나 조심해요. 다치지 말구…..”
부러진 가지들이 모여있는 오솔길 입구에서 부부가 지게에 나무를 올리고 있다.
“여보, 거 좀 만지지 말라니까?
손 다쳐, 그만해! 내가 할테니까!”
“아유, 괜찮아요. 나두 조심해요. 이제 그만 올려요. 힘들겠다.
이만하면 한이틀 태우겠어요. 그만해요.”
서로가 힘들까 늘 배려하는 모습이 일상이다.
지켜보던 불씨, 눈가가 젖어든다.
아직은 찾을 시간이 아니지만, 부부가 궁금해 매일 한번이상 찾게된다.
’나두 지연이랑 저렇게 늙어갔으면……’
오늘도 불씨는 노부부의 집을 찾았다.
아침을 먹고, 간식으로 아궁이에 고구마를 굽는 중이다.
구워진 고구마를 꺼내고는 둘다 무척 바쁘게 껍질을 까고있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뜨거움을 참아가며 껍질을 까고는 똑같은 시간에 서로의 입으로 손이간다.
“이거, 먹어…..”
똑같이 손을 내밀고, 똑같은 말을 하다가, 부부가 웃고있다.
맛있는건, 내 입보다 당신의 입으로 넣어주고파, 뜨거움을 참은게다.
하루사이에 타는 내음이 짙어졌다.
아마도 몇일내 눈이 오려나 보다.
불씨가 노부부를 찾았다.
오늘도 아침을 먹고, 아궁이 앞에서 감자와 고구마를 굽고있다.
처음, 부부의 영혼을 읽었을때다.
부부에게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을 잃었다.
이제 갖 마흔을 넘긴, 아직 자식이 없는 건장한 아들이, 심장이 멈춰 죽어버렸다.
너무 건강해, 단 한번도 병원에 가본적도 없던 아들이, 병원에 가보기도 전에 숨을 멈추고 말았다.
한동안 아들 생각에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지만, 시간이 흘러 잊어지나 했었다.
그런 어느 저녁, 밥상에서 일이 생겼다.
고등어 조림을 보고는 숟가락을 들지 못한다.
“우리 훈이, 고등어조림 참 좋아했지….”
할아버지의 자그마한 한마디에 눈물샘이 터지고 말았다.
조용하게 흐르던 눈물에 통곡하듯 울음을 한참이나 보내고야 진정된다.
흐느끼는 할머니의 손을 꼭 잡는다.
“여보, 우리 살만큼 살았는데, 훈이한테 갈까?”
할머니는 참고, 참으려던 울음을 다시 이었다가 힘겹게 참아낸다.
“그래, 그래요.
얼마나 외로울까?
갑시다. 훈이한테 갑시다.
가더라도, 한동안 맛난것도 먹어보고, 눈이나 보고 갑시다.
첫눈 구경이나 하고 갑시다.”
“그래, 눈 올때마다 훈이가 왔었지.
우리집에 눈이 보기 좋다고, 사진찍느라 찾았지.
그래, 첫눈 올때가 좋겠다.”
잘 구워진 고구마를 서로에게 먹여주고, 두번째 고구마를 후후 불어서 지붕위로 던져준다.
정말, 맛나보이는 고구마를 살기에게 양보하고, 불씨가 날아간다.
눈을 뜨자마자, 불씨가 날아올랐다. 하늘이 잔뜩 흐려있다.
곧 눈이 내릴 모양이다.
여느때나 똑같은 풍경이다.
자그마한 상에 차려진 아침을 먹고, 아궁이에 앉아서 감자와 고구마를 굽는다.
나란히 아궁이에 앉았지만, 평소랑 다르게 말이 없다. 적막함을 이겨내려고 할아버지가 입을 연다.
“여보, 오늘 눈이라도 올거같네?”
“그래요. 눈오는 날, 훈이보러 갑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으니까, 마음이 푸근해요.”
“그래, 눈이 좀 쌓이면, 마당에다 상 차리고 포도주 한잔하자.”
“난, 포도주스 말고, 알코올 든걸로 먹을래요. 있어요?”
“와인 한병 있는데, 타닌이 많아서 당신은 먹기 힘들걸?”
“괜찮아요.
끊어마셔도 다 마실테니까, 눈오는 날에는 알콜이 있어야죠?”
“그사람 참….
안하던 짓을….”
고구마와 감자를 서로 먹여주고, 남은 고구마와 감자를 잘 까서는 지붕위로 던져준다.
불씨를 보며 인사를 나눈다.
“우리집이 따뜻해서 좋은가 보구나?
이제, 내가 밥 주는것도 마지막이다.
혹시라도 멀리가서 우리 보거든, 반갑게 맞아주렴.”
포슬포슬, 함박눈이 내리기 시작한다.
지붕에도, 장독에도, 마당에도, 포근한 눈으로 가득한 시간이다.
할아버지가 마당 한가운데 돗자리를 편다.
작은 밥상을 올리고, 4개의 와인잔을 놓는다.
문앞 마루에서 할아버지의 모습을 조용히 가슴에 담고있던 할머니가 웃는다.
“오늘은 당신이 차려주는 상에 앉아 보겠네요?”
“그러게, 내가 자주 해줄걸 그랬어.
미안해.”
“아니, 미안하긴요.
한번이면 족해요.”
농약을 탄 두개의 와인과, 정상적인 와인 두잔이 올려진 상에 노부부가 앉았다.
와인잔에, 살며시 살얼음이 얼어 함박눈이 쌓이기 시작한다.
“쨍!”
건배를 하고 와인을 한모금씩 마신다.
“어휴, 너무 좋아요. 눈오는 날 왜 이렇게 멋진걸 못했을까요?”
“그러게, 다음에는 내가 꼭 이렇게 차려줄게.”
노부부가 와인잔을 들고있는 순간, 불씨가 상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상위의 두개의 와인잔을 엎어버리고, 마당에 앉았다.
“아버지! 엄마! 제발! 이러지 마세요!
아버지, 엄마! 두분 눈으로 보고있고, 두분 입으로 같이 먹고있는데, 이러시면 어떻해요?
제발! 오래오래, 맛있는거 다 드시고, 보고싶은거 다 보세요.
천천히 오시면 제가 아버지, 엄마, 모실 준비 할게요. 제발!
이렇게 눈내리면 와인도 한잔 하시고, 오래오래 즐기다가, 정 힘들면 그때 오세요. 제가 편하게 모실게요."
불씨의 환각이 사라진다.
“여보, 당신도 봤어요?
이거 꿈 아니죠?”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꼭 안아주신다.
하늘도 하얗고, 땅도 하얗다. 지나치는 논이 커다란 백설기를 닮았다.
한귀퉁이 잘라내면, 오래오래 먹을 수 있을거 같다.
불씨가 내려오는 모습을 보고, 지게를 지려던 할아버지가 반갑게 맞아준다.
“오늘은 좀 늦었구나?
너 주려고 기다렸는데, 이런, 알맞게 식었구나.”
습관인듯 까마귀 밥이라고 구운 고구마를 지붕위로 던져준다.
그동안 살기에게 양보하느라 불씨는 처음으로 할아버지의 고구마를 먹어치운다.
“아유~ 맛있게도 먹네?
우리, 오래오래 보자~”
두손 마주잡고 나무하러 가는 노부부의 모습이 겨울 햇살보다 따사롭다.
그걸 몰랐네요~
제꺼 남았나요??
+_+
저도 피자는 한조각 이상 못 먹어요 ㅎㅎ
배가 덜 차죠
편한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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