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암 주차장에서 차를 출발합니다.
2단 기어를 넣고도 브레이크를 밟아야 하는 곳인데,
절반쯤 내려갈때, 검은색 suv 한대가 느릿하니 갑니다.
시속 10킬로 미만으로, 코너에선 다시 시속 3~4킬로로 갑니다.
머리가 따스해 오내요.
화가나서 미칠듯 한데, 운전석쪽 내려진 유리를 통해 사이드미러에 얼굴이 보이네요.
마음이 안정됩니다.
뒤로 줄선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기에 비상등을 키고,
손을 내밀어 흔들어 줍니다.
다들 조용히 산길을 내려왔습니다.
다리가 불편해 절뚝이는 어르신이, 무릅이 좋지않아 힘들어하는 어머님을 부축해 보리암에서 주차장을 향해 걸으시네요.
너무 힘들어 보이네요.
힙색에 걸어둔 등산스틱을 빌려 드렸더니, 너무 좋아 하십니다.
그럼에도 걸음이 불편하니, 느릿느릿 걸으시네요.
풀떼기가 보이면 사진을 찍으며 속도를 맞춥니다.
가는내내 미안해 하십니다.
"이거 가지고 내려가요~"
몇번이나 스틱을 돌려 주시네요.
급할거 없는 몸이라 주차장 입구까지 내려 왔습니다.
그리고는 미안해 하시며 스틱을 돌려 주시네요.
하필이면 주력으로 쓰는 녀석이라....
알리발 저렴이 였더라면, 드리고 왔을텐데....
떠나는 두분의 에처로운 모습을 멀리하며 그늘아래서 봅질을 합니다.
보리암에서 내려보는 남해......
시간이 한참이나 지나서 출발합니다.
검은색 suv 차가 보입니다.
아마 그기가 맛집가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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